<신간소개>노동하는 영혼 : 소외에서 자율로
<신간소개>노동하는 영혼 : 소외에서 자율로
  • 황인옥
  • 승인 2012.05.2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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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자신의 저서 ‘권력이동’에서 인류는 역사를 통틀어 3번의 혁명을 거쳐 왔다고 주장한다.

토플러가 제시한 3가지 혁명은 신석기 시대의 농업혁명과 신흥 부르주아지의 파워 엘리트를 탄생시킨 산업혁명, 그리고 지식과 두뇌에 바탕을 둔 정보화 시대의 유식계급 코그니타리아트(Conitariat)를 양산한 정보혁명을 말한다.

그의 주장처럼 인류는 3차례의 획기적인 혁명을 통해 진보의 역사를 걸어왔고, 혁명을 거치면서 쟁취한 물질적 성공은 부정할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영역에서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어서, 자연파괴나 인간소외 등과 같은 보다 높은 가치의 차원에서는 논란의 여지를 안고 있다. 특히 혁명으로 수반된 계급화(유산계급과 무산계급)와 계급화에 따른 착취와 소외는 가치의 영역마저 아우르는 완전한 성공을 저해하는 주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철학자들은 철학자들대로 불합리한 상황들에 대한 인지와 저항의 대의명분을 제공하기 위한 개념적 도구들을 제공해왔고, 혁명가들은 탈출을 위한 집단행동들도 불사했다. 투쟁의 역사와 노동의 역사가 궤를 같이 해 왔다고는 하지만 긴 역사에 비해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계급화는 정(正)과 반(反), 그리고 합(合)의 변증법적 과정을 거치면서 원점으로 되돌아오기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투쟁의 결과 기존의 유산계급은 몰락했지만 그것을 대체하는 새로운 유산계급이 또 다시 출현했고, 유산계급으로부터의 주체화는 달성되지 않았다. 변한 것이 있다면 착취와 소외의 형태가 보다 세련화되고 제도화됐는것 뿐. 이것은 오히려 상황을 고착시키고 착취의 명분을 제공하는 더 큰 원흉이 될 공산이 짙기 때문에 그 심각성은 더 높아 보인다.

이탈리아 자율주의 운동의 핵심 멤버인 프랑코 베라르디도 자신의 저서 ‘노동하는 영혼’에서 오늘날 전 지구적 네트워크 시대에서 발생하고 있는 자본주의적 착취의 새로운 형태들에 대해 분석하고 새로운 유식계급인 ‘코그니타리아트’가 주도하는 주체화의 새로운 형태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그는 책에서 새로운 형태의 소외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책에서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철학적 풍경에서 헤겔주의적인 소외 개념이 주체성의 억압을 규정하기 위해 사용되었다면, 오늘날 소외의 조건은 새로운 형태로 변화했고, 그결과 공동체를 위한 조건들은 좌절되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변화된 시대에 맞는 새로운 철학적 범주의 출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통상적으로 그리고 자발적으로 초과 근무를 한다. 사람들은 휴대폰과 스마트폰에 속박되어 있으며 부채가 탈근대적 노예 형태가 돼 버렸다. 그리고 끝나지 않는 생산의 압력에 맞서기 위해 항우울제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이러한 현상들로 인해 공동체는 좌절 속에 있다”고 분석하며, 자본주의의 고통에서의 분리와 사회적 자율의 지평을 위한 철학적 개념 정립을 주장한다.

저자 프랑코 베라르디는 이탈리아 출생으로 자율주의 전통 속에서 활동하는 이탈리아 맑스주의 이론가이자 활동가다. 주로 탈산업 자본주의에서 미디어와 정보 테크놀로지가 차지하는 역할에 대한 연구 및 활동을 하고 있다. 20여권이 넘는 책들을 집필했으며, 웹진 rekombinant.org와 텔레스트릿(telestreet) 운동의 공동창립자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프랑코 베라르디지음/갈무리/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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