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기업 대구백화점 창립 68주년맞아
향토기업 대구백화점 창립 68주년맞아
  • 최대억
  • 승인 2012.05.2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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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속 '유일 토종百' 지역 환원 최다 투자
대구시 차원 해외고객 유치 지원책 마련 필요
기업 이름 앞에 향토가 붙는 것은 단순한 사전적 의미 그 이상이다. 그 뿌리를 지역에 두고 긴 세월 동안 희로애락을 지역민과 함께해 왔다는 것을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향토기업의 의미를 스스로 가슴깊이 세기며 향토기업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이는 대구지역 유일한 대구백화점은 대규모 자본으로 무장한 대형 유통업체들의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지역 유일의 향토백화점이라는 자존심을 꿋꿋하게 지켜나가고 있다.

◆향토백화점의 탄생

대구백화점은 지난 1944년 대구상회로 창업한 구본흥 회장에 의해 백화점으로 설립됐다가 1962년 대구백화점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1969년 대구 중구 동성로에 본점을 개장한 대구백화점은 지역민들에게 고급 서비스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유일한 창구였고 함께 성장하는 향토기업이었다.

1987년에는 1천8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해 최초로 지방 백화점의 매출 1천억 원 시대를 열었다.

대구백화점은 ‘지방 백화점의 한계’라는 말을 무색케 하는 놀라운 저력을 과시하며 지방 백화점의 새로운 성공모델을 제시했다.

1984년에 은탑 산업훈장, 1990년 철탑 산업훈장, 1996년 공정거래위원장 상 등을 수상할 정도로 지방의 유통발전에 큰 기여를 한 대표적인 장수 유통기업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대구지역 상업 종사자들에게 도매와 소매의 의미를 처음으로 일깨운 대구백화점은 휴대폰이 없던 시절 본점 남문은 약속을 앞둔 대구시민들의 만남의 장소였고, 에스컬레이터는 남구와 북구, 서구, 달서구 등 동성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문화적 혜택을 못 받고 자란 어린이들에겐 유일한 놀이기구였던 점 역시 대구시민들은 고마워하고 있다.

◆위기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 재벌들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영역에까지 뛰어들어 무한 경쟁을 벌이며 지방 골목경제를 집어 삼켰다.

자본을 무기로 한 문어발식 프랜차이즈 사업 확장은 재벌 독점 구조의 폐해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롯데백화점, 롯데영플라자, 현대백화점에 이르기까지 잇단 대형 유통 시설의 등장은 대기업 프랜차이즈와 토종 점포의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2003년 롯데백화점의 대구 진출 이후 매출 1위 자리도 내줬다.

지난해 8월 현대백화점 대구점이 문을 열면서 매출은 더 줄었다. 당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4.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8% 줄어든 20억1100만 원에 그쳤다. 2010년 3월 대구백화점과 양대산맥을 이룬 향토기업인 동아백화점마저 팔리며서 대구백화점 역시 인수합병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동아가 이랜드그룹의 계열사(이랜드리테일)에 매각되면서 토종 백화점의 명맥을 이어왔던 대구에는 대구백화점 홀로 남았다.

그러나 지역법인업체로서 인재채용, 협력업체 육성, 지역상품 판로확대, 지방세수 증대면에서 큰 효과를 창출하는 이유 때문에 지역민의 관심은 여전하다.

대구백화점이 유일하게 살아남은 향토백화점으로서 중국 등 해외진출을 도와 대구시 세수확보와 해외고객 유치하는 전략을 펴야한다는 목소리도 이 같은 배경에서 나왔다.

반면 이랜드로 넘어간 동아백화점은 대구은행에 10원도 정기예금을 하지 않는 기업으로 낙인이 찍히면서 최근 동아백화점 지역직원들과 이랜드그룹 직원과의 급여 등 처우 차별과 지역에 대한 기여도가 턱없이 부족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대구백화점이 심각하게 고민할 부분인 것이다.

◆제2의 도약 “해외로”

대구상회가 국내 최고의 지방 백화점으로 올해 창립 68주년을 맞은 대구백화점은 지역법인으로서 인재채용, 협력업체 육성, 지역상품 판로 확대, 지방세수 증대면에서 따를 백화점이 없다.

지난해 대구지역에 납부한 세금과공과, 건물중인자산, 고정자산임차료 등 지방세(미지급법인세 포함)는 43억여원이다.

주거래 은행을 지역은행으로 선정하는 등 2009년에는 대구은행 제휴사 직불카드를 도입했다.

따라서 대구에 진출했거나 진출예정인 대형백화점과 대형유통점이 현지법인을 설립한다더라도 대구백화점의 독보적인 향토기여에 대한 입지는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형마트(대규모점포, 준대규모점포) 때문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전통시장을 살리는 풍토속에서 불똥을 맞는 백화점들 가운데, 대구백화점과 대백마트 76곳(직영점 2곳, 가맹점 74곳)만큼은 지역업체로서 더욱 활성화 및 이용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 북구 채동수 부의장은 대구백화점 등 지역에서 오랜기간 유지된 지역법인에 대해 세수확보 차원과 해외고객 유치 차원에서 해외진출을 돕는 대구시 출자출연 해외유통마케팅센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 부의장은 “이는 서울 등 수도권에 본점을 둔 업체가 지방에 지점을 개점하고 지역에서의 수입을 본점으로 송금하고 있는 역외유출을 막고, 또 앞으로 대구에 진출하는 다른 업체들도 지역법인업체로 유도하는 지방분권의 원리와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안은 지역의 모 국회의원과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비와 지방비 분배가 8대 2임점을 감안할때 턱없이 부족한 지방세 확보를 위해, 향토기업과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로 고밀할 시기인 것이다.

한편, 대구백화점은 지난해 5천400억 매출액과 함께 비용대비 지역환원에도 백화점가운데 가장 많은 투자를 창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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