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나카르타 헌장은 1215년 잉글랜드의 존 왕이 내란의 위협에 직면해 반포한 인권헌장으로 ‘잉글랜드 자유민들’에게 부여되는 자유와 커머너(평민)들의 공유지 인정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헌장은 1628년 잉글랜드의 권리청원과 1679년 인신보호령, 미국의 연방헌법과 주(州)헌법 등 이후 인류의 자유와 공유지권리 인정에 관한 기초가 돼 왔다.
마그나카르타 헌장이 정치사법적 권리와 관계 있다면 또 하나의 헌장인 삼림헌장은 경제적·사회적 권리를 다루고 있다. 이 헌장은 마그나카르타에 있었던 삼림법 조항을 따로 마련, 확대한 것이다. 나무를 기반으로 삶을 영위했던 당시 민중들의 삶의 터전인 ‘숲’의 공통사용권을 보장하고 있다.
미국의 역사학자 피터 라인보우는 책에서 인류의 역사 속에서 국가의 권력을 한 개인이 장악하고 행사하는 것을 제한해 온 마그나카르타와 삼림헌장의 방책들이 신자유주의 사유화가 사유권을 강화시키면서 어떻게 축소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가 책에서 언급하는 전제(專制)의 방책들은 인신보호영장, 배심재판, 법의 적정 절차, 고문 금지 그리고 커먼즈(the commons:공통권) 등이다.
저자는 책에서 수 세기 동안 이 두 헌장들이 대양들과 제국들을 가로질러 망각되기도 하고 다시 활성화되기도 했던 과정을 상세히 서술하면서 인종주의의 역사를, 박탈의 이야기를, 계급사회의 형성을, 민주주의 체제들과 공화국들의 헌법사를 다시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광범위하고 오래된 투쟁들을 통해 정치적 권리들의 복원이 어떻게 경제적 권리들의 회복에 의해 성취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며, 마그나카르타 출현 당시의 전지국적인 갈등과 흡사한 위기에 직면한 현대인들의 자각을 일깨운다.
피터 라인보우지음/갈무리/2만3천원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