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백화점 상품권 5천만원어치를 받은 것으로 10일 드러났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박 회장이 2004년 12월3일 부산 L백화점에서 한꺼번에 구입한 50만원권 상품권 600장(3억원어치)의 행방을 추적해 안 위원이 100장(5천만원어치)을 받은 사실을 밝혀내 지난주 후반 소환조사했다.

안 위원은 불법 대선자금 수수 등 혐의로 2003년 12월 구속기소돼 징역 1년의 형기를 채우고 2004년 12월 풀려났으며 이듬해 여름 박 회장으로부터 상품권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위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상품권 수수를) 부인하지 않겠다. 검찰에 자세히 진술했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지는 검찰에서 판단해 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검찰은 안 위원이 출소 후 뚜렷한 정치활동을 하지 않을 때 상품권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를 `정치자금'으로 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중수부는 또 상품권 수수 혐의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안 위원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을 수사중인 대전지검 특수부로 이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박 회장이 구입한 상품권 600장을 추적한 결과 2004년 12월에 정상문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과 박정규 전 민정수석이 각각 200장(1억원어치)을 받은 사실을 밝혀내 이들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었다.

박 전 수석은 혐의가 인정돼 구속됐으나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영장은 이날 새벽 기각됐다.

박 전 수석이 받은 상품권은 그의 아내가 고가의 시계와 목걸이 등을 구입해 하루만에 써버린 것으로 확인된 반면 정 전 비서관은 상품권 수수를 부인하고 있고, 그가 받았다는 1억원어치는 아직 회수가 안 된 상태이다.

검찰은 나머지 5천만원어치를 추적 중인데 대부분 부산 일대 박 회장의 회사 직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