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일과 휴식
<대구논단> 일과 휴식
  • 승인 2009.04.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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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규 (대구보건대학 교수)

나는 주변사람들로부터 `일중독’이란 말을 종종 들어 왔다. 직장에서 보직이 바뀌고 업무가 바뀌어도 일의 양이 늘거나 줄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는듯하고 가족들에게 늘 불평을 들을 정도로 밤낮없이 일에 매달려 살아온 것 같다. 돌이켜 보면 그것은 업무의 성격과 상관없이 일을 처리하는 습관의 문제가 아니었는가 싶다.

모든 사람들이 좋든 싫든 일을 하며 살고 있다. 문제는 더 많은 돈을 위해, 더 많은 명예를 위해, 더 많은 권력을 위해, 더 많은 성취를 위해 몸과 마음을 혹사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욕심이 문제인 것이다.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고, 몸이 없으면 마음도 없는데 부와 명예와 권력을 위해 몸을 혹사한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단순한 노동의 차원과는 다르겠지만 일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도덕성이 상실되기도 한다.

최근 언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무슨 `리스트’처럼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이슈가 되어왔던 비리들 또한 인간의 과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인간은 보다 행복하고 보람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일을 해야 하지만 어떤 일도 무리해서는 안 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해가며 충전을 통해 일의 효율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어떻게 휴식을 취해야 할지에 대한 기본적인 기준은 자연 질서에서 배울 수 있다. 하루해가 뜨면 일을 하고, 배고프면 식사를 하고, 해가 지면 쉬는 것이 가장 기본이 아닐까 생각한다. 해가 서산에 기울면 우리 신체는 휴식을 취할 준비를 하는데 밤 11시 12시가 되어도 우리 주변을 대낮처럼 밝게 만든 현대문명도 그런 점에서 본다면 호르몬의 전환 사이클에 장애를 주어 양질의 수면과 휴식을 취하는데 문제를 일으킨다고 본다.

활력 넘치는 사람은 이 세상에 반드시 무언가를 남기고 간다. 활력 있는 육체, 활력 있는 정신, 그것이 바로 인류 성장의 원동력이고 발전소가 아닐까한다. 세계 최대의 재산가인 존 D. 록펠러는 아흔 아홉 살까지 장수하였는데 그는 매일 낮 12시가 되면 사무실에서 한 시간 동안 낮잠을 자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가 낮잠 자는 시간에는 미국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그와 통화를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활도 쓰지 않을 때는 줄을 풀어놓아야 하고, 기타 줄도 연주하지 않을 때는 줄을 풀어놓아야 안기가 상하지 않고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사람도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다. 언제부터인가 웰빙 바람이 불면서 사람들은 몸에 좋다는 것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보신을 위해 세계여행을 떠날 정도로 건강에 관심이 많아졌지만 휴식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소홀한 감이 없지 않다. 나 자신의 경우만 해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최근 들어 나는 문화예술 공연을 즐긴다. 나는 뮤지컬이 그렇게 엄청난 재미와 감동, 즐거움을 줄 것이라곤 과거에 미처 생각도 못했었다. 내가 생각 못했던 또 다른 세계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보고 있다.

인생은 우리에게 쉬지 말고 길을 가라 재촉하지만, 우리에게는 멈추어 쉬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삶이란 단순히 생명을 유지하는 과정이 아니라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기에 내가 어디에서 왔고,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는지 끊임없이 답을 찾아내야 한다.

그러나 바쁜 일상을 살다보면 멈추어 서서 삶을 되돌아볼 여유를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다 갑자기 예상치 못한 병에 걸리거나 어려움이 닥쳐오면 우리는 가던 길을 멈추고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살다가 멈춰 서는 경우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쉬기 위해 멈추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쉬지 않고 달리다가 문제가 생겨서 어쩔 수 없이 멈춰서는 경우이다. 쉬기 위해 멈추면 휴식과 충전, 삶의 여유와 에너지를 얻게 되지만, 고장이 나서 멈추게 되면 뒤늦은 후회와 회한만 되돌아온다. 현명한 사람은 고장으로 멈추는 날이 오기 전에 쉬기 위해 멈출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일과 휴식, 노동과 여유, 그 `조절’은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으며, 오직 자기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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