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百·화성산업, 자사주 확보 이유는…
대구百·화성산업, 자사주 확보 이유는…
  • 강선일
  • 승인 2013.01.1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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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방어·배당수익 챙기기

CNH그룹, 대백 13.4% 지분 보유 M&A 논란

구정모 회장, 작년말까지 16만2천여주 매입

화성개발, 화성산업 88만여주 지분 매입

최대주주 일가·계열사의 자금출처 의문
대구지역 향토기업인 대구백화점 최대주주 일가와 화성산업 계열사가 경영권 방어와 주가 끌어올리기로 보이는 자사 주식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들 두기업의 주식지분 확보 목적이 최대주주 일가의 배당 수익을 위한 것이며, 자금출처 부분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경영권 및 주가에 문제있나= 13일 금감원 전자공시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백은 작년 7월부터 주식을 장내에서 대량 매수하면서 이날 현재 지분율 13.40%를 보유한 CNH그룹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논란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이날 현재 200억원이 넘는 대백 주식(1만4천200원)을 보유한 CNH그룹은 여신금융업체 CNH리스와 서울 메리어트호텔 운영업체 CNH하스피탤러티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지주사로, 순자산이 1천100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백의 최대 주주인 구정모 회장은 비슷한 시기부터 작년 말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16만2천690주를 매입했다. 구 회장이 주식 매입에 투입한 자금은 주가 1만3천원 안팎을 기준으로 할때 21억원이 훌쩍 넘는다. 구회장의 대백 지분율은 12.77%다.

친인척과 계열사 지분율을 제외하면 자산가치가 5천억원대에 육박하는 대백의 최대 주주가 CNH그룹으로 바뀐 셈이다. 그러자 구 회장의 부인인 최정숙 상무이사도 가세해 작년 12월 장내매수를 통해 3만9천주를 확보하며 지분율을 3.09%로 늘렸다. 매입단가는 1만4천500원으로 5억6천500여만원의 자금이 투입된 것. 이에 대백 주가는 작년 5월 1만2천원대에서 12월에는 1만5천원대로 치솟았다.

이날 현재 대백의 주요 주주는 △구정모 외 9인 22.52% △CNH그룹 13.40% △영국계 기관투자가 트위드 브라운 6.21% △자사주 16.63% 등이다.

화성산업도 계열사인 화성개발이 작년 2월부터 지난 1월10일까지 88만여주의 지분을 매입하며, 0.48%이던 지분율이 7.57%로 증가했다. 작년 2월 화성산업 주가는 3천원 초반에서 5월에는 2천700원대로 하락했다 반등하며 이날 현재 4천2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화성개발의 평균 주식 매입단가를 3천600원 정도로 감안할 경우 31억6천여만원이 소요된 셈이다. 화성산업의 주요 주주는 이인중 회장 일가 등 24인 39.08%, 자사주 8.36% 등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구백화점 및 화성산업은 대구의 대표 향토기업으로 무차입경영이 이뤄질 정도로 기업가치가 높다”면서 “하지만 일시적 사업경영 악화시에는 M&A설이 부각되고, 실제 화성산업의 경우 동아백화점 등 유통부문을 이랜드에 넘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 최대주주 및 계열사 주식 매입자금 의문은= 이처럼 표면적으로는 경영권 방어와 주가 끌어올기로 보이는 대백 및 화성산업 최대 주주일가와 계열사의 자사 주식 매입을 둘러싸고, 자금 출처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대백의 구 회장과 최 상무는 금감원 공시에서 30억원에 가까운 주식 매입자금 출처를 ‘근로자금 및 자기자금’으로 공시하고 있다.

2010년 180억여원의 적자에서 2011년 14억여원의 흑자에 이어 작년에도 전년대비 증가한 흑자 달성이 전망되는 화성개발도 30억원이 넘는 주식 매입자금에 대해 ‘회사 보유예금’이라 공시해 별다른 문제는 없다는 것이 회사측 안팎의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 주식 매입자금을 둘러싼 의문이 계속 제기되는 것은 채 1년이 안되는 기간동안 주식 매입이 대량으로 이뤄졌다는데 있다. 지난해 지역경제의 침체 상황을 감안하면 회사 경영측면에서 30억원 안팎의 자금을 주식매입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란게 IB업계의 설명이다.

때문에 이들 두기업 최대주주 일가에 대한 배당 수익 차원의 주식 매입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문이 불거지고 있다. 실제 12월 결산법인인 화성산업은 지난해 150억원 안팎의 순이익이 예상되며, 오는 3월께 주주총회에서 현금배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럴 경우 화성산업과 이 회장 일가가 75% 정도의 지분을 소유한 화성개발의 배당액을 챙기는 자금 선순환 구조가 발생해 ‘꿩먹고 알먹는’ 수익이 창출될 수 있다.

3월 결산법인인 대백의 구 회장 일가 역시 CNH그룹에서 “지분확보 목적은 단순투자일 뿐 경영권 목적은 없다”고 밝혔음에도, 20만주가 넘는 주식 매입에 따른 시세차익과 배당수익이 예상되고 있다. 작년 회기결산 당시 대백은 보통주 400원, 우선주 450원의 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 경영실적 개선이 확실한데다 최대 주주의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면 자사 주식의 투자 매력도는 상당하다”면서 “하지만 테마주에서 보여지듯 주가급등이나 배당이후 최대주주의 주식 매도 등이 이뤄질 경우 소액주주들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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