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논리만 따지는 가스 공급
기업논리만 따지는 가스 공급
  • 승인 2013.01.2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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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용대기자(2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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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를 공급받을 것이란 기대 속에 많은 불편을 감수했던 울진군 남부지역민들의 허탈감에 빠졌다.

행정기관과 기업만을 믿고 기다려온 순진만 울진군 평해읍과 후포·기성·온정면 주민들은 최근 영하의 날씨에다 배신감으로 더욱 한산하고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조만간 도시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란 소박한 꿈이 자신들도 모르는 새 한순간에 날아갔기 때문이다.

도시가스를 공급·판매하는 영남에너지는 지난 2011년 12월 한국가스공사에 울진과 영덕지역 가스공급을 위해 울진군 울진읍과 영덕군 남부지역 강구, 북부지역 영해면에 가스 공급관리소를 설치키로 했다.

울진 남부지역은 당연히 인근한 영덕군 영해면에 설치된 공급관리소를 거쳐 가스가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1월 영덕군, 영남에너지와 영해공급관리소 설치 협약을 하면서 울진 남부지역 도시가스 공급계획을 일방적으로 제외했다. 그렇다고 울진군 남부지역을 위한 후포 공급관리소를 추가 설치한다는 계획 등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 기업논리만을 따져 울진군 남부권에 가스공급관리소를 설치하는 것이 타산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이유로 추정된다.

주민들은 이런 사실을 아무도 물랐다. 주민들의 뻔한 반발을 우려한 탓인지 어느 누구하나 사전 설명하는 이도 없었다.

결국 영덕~울진 후포면~울진 울진읍 등 동해안을 관통하는 도시가스 주배관 건설공사를 하면서 정작 배관이 지나가는 읍·면 지역민들이 가스 공급을 받지 못하게 되는 상식 밖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올해 1월 후포면으로 전입온 한 공직자가 관련업무를 파악하다 뒤늦게 알려졌다.

지역민들은 “입만 떼면 주민들을 위한다는 울진군과 울진군의회는 도대체 뭘하고 있느냐”면서 “이 처럼 중요한 일들 사전에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단 말이냐”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들이다.

한국가스공사와 영남에너지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다.

후포면의 이모(56)씨는 “가스공급을 위한 주배관이 지나가는 지역을 가스공급에서 제외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우리를 뭘로 보는지 모르겠다”고 이를 갈았다.

울진군의회에서 지난 24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본사를 항의 방문해 지역민심을 전달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는 항의만으로 끝나서는 안될 문제다.

이번 문제는 주배관 공사가 추진 중에 해결하지 않으면 영원히 해결할 길이 없을지 모른다. 울진군과 군의회는 물론 지역민들도 하나로 뭉쳐 관철해야한다는 여론이다.

또 가스공사와 영남에너지가 단순히 ‘돈이 되느냐, 안되느냐’는 기업논리만을 따져 가스공급 여부를 결정한다면 주민들의 더 큰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울진=엄용대기자 yyd@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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