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따라 선물은 달라져도 변치않는 ‘情’
세월따라 선물은 달라져도 변치않는 ‘情’
  • 김종렬
  • 승인 2013.01.2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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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百 DM ‘그땐 그랬지’ 명절선물 변천사
50년대 먹거리 중심…60년대 선물세트 등장
90년대 양극화 반영…2000년대 상품권 대세
명절에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정(情)’을 소중히 여기는 우리 고유의 풍습이다. 마음을 나눴던 선물 문화는 시대적 환경과 경제수준, 소비자 의식에 따라 변화하고 있지만 어느 시대에나 인기 있는 선물은 있었다.

대구백화점은 올 설 명절 DM에 명절 선물 변천사 ‘그땐 그랬지’ 코너를 넣어 고객들에게 옛 명절에 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새길 수 있도록 준비해 눈길을 끌고 있다. DM을 통한 선물 변천사를 살펴봤다.

1950년대는 전쟁 직후라 달걀과 생닭, 햅쌀, 밀가루 등 정을 담고 허기를 채울 수 있는 먹을거리가 중심을 이뤘다. 딱히 만들어진 선물상품을 보기 힘들었고, 시장에서 살만한 물건도 귀했기 때문이다.

60년대는 전쟁의 복구가 어느 정도 이뤄지면서 ‘선물세트’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나왔다. 선물 구매장소로 백화점이 등장한 것도 이 시기부터다. 백화점에선 설날 신문광고와 한장짜리 설날 카탈로그 등을 제작해 판촉행사를 시작했다. 가장 인기있는 선물로는 설탕, 비누, 조미료 등 생필품이었다. 3㎏·5㎏ 등으로 포장된 설탕은 최고의 선물이었다. 이외에 2~3천원 대의 아동복, 내의 등 직물류가 인기선물에 속했다.

70년대는 산업화가 본격화되며 선물 종류도 60년대 100여종에서 1천여종으로 늘었다. 선물도 식용류, 럭키치약, 와이셔츠, 피혁제품, 주류 등으로 생필품이 아닌 기호품 선호가 늘었으며 가격대는 3~5천원 내외였다. 특히 성인들에게 커피세트는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과자 종합선물세트는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었다.

또 화장품과 여성용 속옷, 스타킹 등은 상당히 고급스런 선물세트로 인식됐으며, 텔레비전, 전자보온밥통, 전기밥솥, 가스레인지 등 가전제품은 최고급 명절선물로 등장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은 80년대 들어 대중화되면서 차츰 빛이 바래졌다.

80년대는 선물이 고급화, 다양화되면서 상대방 취향을 고려하는 선물문화가 자리잡았던 시기다. 그 중에서도 넥타이, 스카프, 지갑, 벨트, 양말세트 등 신변잡화가 새롭게 부상하게 되고, 갈비, 정육, 청과, 선어 등의 신선식품세트가 인기를 끌었다. 특히 먹거리가 풍족해지면서 갈비가 최고의 인기 선물로 등장했다.

90년대는 사회양극화가 명절 선물에도 본격화되던 시기다. 정육 갈비 및 과일류, 수삼, 인삼, 민속주 등 건강 관련 상품도 늘어났다. 또 신변 잡화류 및 취미생활 관련 상품, 양송이, 더덕 등 토속 식품도 강세를 보였다. 고급 양주와 잡화류 등 고가의 선물들이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의 알뜰구매 현상에 따라 실용적인 중저가 상품이 인기를 끄는 한편 지역특산물이나 신변잡화 부문이 점차 강세를 띄었다.

건강,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삼·꿀·영지 등 건강기호식품과 도서상품권이나 일반 상품권이 인기를 얻었다. 대형마트, 할인점의 급성장으로 저가형 규격식품(참치, 조미료세트 등)이 주목 받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2000년대 들어선 다양성과 개성이 중시되면서 선물을 받는 사람이 취향에 맞는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백화점 상품권이 가장 대중적 선물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또 골프, 헬스기구 등 스포츠 및 레저에 관한 선물이 등장했다. 홍삼과 올리브유 등 이른바 ‘건강상품’의 인기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쇠고기 선물세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선물상품이 됐다.

와인을 즐기는 와인 매니아층이 생기면서 와인 수요도 늘었다. 와인은 2000년부터 명절 카탈로그에 주요상품으로 등장했고 2005년부터는 양주와 전통주를 제치고 주류 부분에서 명절 상품 판매 1위에 올랐다.

대구백화점 마케팅총괄실 심상각 과장은 “물자가 풍부해져서 선물이 매우 흔해졌지만 선물이 고마움에 대한 마음의 표시인 것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면서 “최근 명절 선물로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면서 기억에 오래 남는 선물을 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명절 선물세트가 등장한 유형을 보면 그 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김종렬기자 daemu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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