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저돌적인 삶이 부럽다
일직선의 신념 얼굴에 새기고
거침없이 내달리는 저 에너지가 놀랍다
햇살 작렬하는 적도에서
세세한 것 모두 팽개치고
오직 뜨거운 심장 하나로 뛰고 있는
저 당돌한 댓쉬가 그립다
때로 꿈적않은 목표물에 당황도 했을 것이다
캄캄한 실패에 홀로 난감해 했을 것이다
그리고 돌아서면서
외로움 묵묵히 반추했을 것이다
그래도
다시 목표물 나타나면
또 새롭게 도전했을 것이다
좁은 연구실 한 켠에서
세세한 논리의 수치로
삶을 제단하고 있는 내게
그는 언제나
부러운 젊음이었다
접근할 수 없는
싱싱한 에너지였다
▷계간『문학예술』시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해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 경북대학교 경상대학 학장 역임. 현 경북대 명예교수.
이 시는 그 제재가 특이하다. 코뿔소는 야생 동물로서도 맹수가 아니면서도 `저돌적인 삶’을 지닌 짐승이다. 이 시 속의 코뿔소는 저돌적이고 내달리는 에너지와 부러운 젊음으로 요약되고 있다.
비교적 평이한 표현으로 쉽게 읽혀지는 이 시는 `좁은 연구실 한 켠에서 / 세세한 논리의 수치로 삶을 재단하고 있는’ 한 사람의 현실 앞에서 선 화자는 `부러운 젊음’이 요구되고 있음직하다. 특히 화자의 갈망 속에는 `접근할 수 없는 / 싱싱한 에너지’가 절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의 원로시인 권기호 교수는 이 시를 두고 `저돌적이고 당당한 삶의 에너지를 학문적 영역 속에 묻혀 지낸 자신의 삶과 대비시키면서 극적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한바 있다.
이일기 (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