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단기 부동자금 급증
저금리에 단기 부동자금 급증
  • 강선일
  • 승인 2013.02.18 17: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객 “조금 더 높은 수익 어디에”

금융권, 우대금리로 고객 유혹
저금리 기조에 따른 은행권 고금리 상품 실종과 함께 원화강세 영향 등으로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국내 주식시장 부진으로 수시입출식예금 등의 단기 부동자금이 크게 늘고 있다. 여기에 6개월 연장으로 결론난 취득세 감면 혜택 조치가 침체된 국내 부동산시장을 활성화 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오면서 단기 부동자금의 부동산시장 이동도 불투명해 보여 투자처를 찾지 못해 금융권에 묶여 있는 부동자금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금융권은 특판상품과 우대금리 적용 등을 통해 고객 붙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투자처 못찾는 ‘부동자금’ 급증= 18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및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 등에 따르면 저금리 기조로 국내 은행권의 상당수 예·적금상품 금리가 2∼3% 초반대로 내려 앉으면서 지역 은행권 정기예금 및 정기적금 수신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요구불예금이나 저축예금 등의 수시입출금예금은 수신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 대구·경북지역 수시입출금예금은 작년 12월에만 1조4천384억원이 늘어나며 한해동안 1조8천368억원이 증가했다. 하지만 2011년에만 5조1천441억원이 증가했던 정기예금은 작년 10월 3천489억원, 11월 4천775억원, 12월 8천719억원의 감소를 나타내며 작년 한해 1천47억원의 자금이 오히려 빠져나갔다.

은행권의 시중금리 하락세가 지속되자 예·적금에 예치된 자금이 곧바로 현금화가 가능한 수시입출금예금으로 대거 이동한 것이다. 전국적으로도 작년 12월말 현재 단기성 부동자금은 총 666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중 현금 44조1천738억원, 요구불예금 112조6천770억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313조1천598억원, 머니마켓펀드(MMF) 45조7천635억원, 양도성예금증서 20조3천372억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36조2천36억원, 환매조건부채권(RP) 6조9천287억원 등의 단기성 자금이 579조2천436억원에 달했다.

은행권에서 빠져 나간 이들 자금은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찾아 제2금융권인 비은행기관으로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의 경우 안전자산으로 선호되고 금리경쟁력이 높아진 상호금융(지역농협)과 새마을금고의 수신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역 상호금융은 2011년 2조4천217억원에 이어 지난해 2조5천115억원의 예금 증가세를 보였으며, 새마을금고 예금은 2011년 1천331억원의 감소를 기록했다가 작년에는 1조3천604억원의 큰 폭 증가로 돌아섰다. 우체국 예금 역시 지난해 전체 수신 증가액 3천77억원 중 2천999억원이 12월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실 우려가 커진 상호저축은행 수신은 2011년 346억원에 이어 지난해 2천184억원의 감소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수신이 감소했다.

이처럼 큰 폭 증가를 보이고 있는 단기 부동자금은 대체 투자처인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으로도 이동하지 못한채 발이 묶인 것으로 보인다. 지역 주식시장의 경우 작년 2월 7조원에 육박했던 거래대금이 올해 1월에는 4조1천억원으로 2조원 가까이 급감하는 등 증시 부진으로 거래대금이 쪼그라드는 모습이다.

여기에 취득세 감면 혜택 조치가 당초 기대했던 1년이 아닌 6개월로 결론나면서 지난달 주택거래가 4분의 1수준으로 급격한 감소를 보이는 등 부동산시장도 얼어붙는 모양새라 당분간 부동자금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판예금·우대금리로 ‘고객 붙들기’= 이같은 단기 부동자금 급증으로 투자자들의 곳간에 현금이 넘치자 은행권은 4%대의 특판예금과 우대금리 제공 등으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구은행은 다음달 5일까지 국제 금가격에 연동한 ‘리치지수 연동예금’ 3종 및 연4.5% 정기예금을 선착순 판매한다. 이 상품은 만기해지시 지수 수준에 관계없이 원금을 보장해 주는데다 저금리시대 대체투자 상품으로 각광받는 금값에 연동해 판매상품에 따라 최저 연4.5%에서 최고 연9.0%의 고금리를 받을 수 있다. 또 신규금액 범위내에서 연4.5%의 고금리 정기예금이 가입할 수 있는 혜택도 준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꿈이룸 예·적금’을 출시했다. 꿈이룸 정기예금은 이달 말까지 가입하면 공동구매 추가금리(최고 0.2%포인트)를 얹어주기 때문에 1년 만기 금리가 연3.26%지만, 우대금리(최고 0.5%포인트)까지 모두 받으면 연 3.76% 금리가 붙는다. 꿈이룸 정기적금은 우대금리가 적용되면 금리가 연4.21%(12일 기준·매일 변동)까지 높아진다.

경북지방우정청은 단기 부동자금 유치 확대를 위해 짧은 기간, 적은 예금에도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기업 인터넷뱅킹 전용상품인 ‘우체국 e-기업통장’을 선보였다. 법인 및 개인사업자, 고유번호를 받은 단체가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기간 및 예금액에 제한이 없고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이다. 7일 이상 유지하고 예금액이 100만원 미만이면 연 0.5%, 100만원 이상이면 연 1.0%의 금리를 제공한다.

증권사들도 4%대 금리를 주는 특판채권 판매로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추천 펀드나 채권에 추가로 가입해 예탁자산(증권사에 맡긴 돈)이 1억원이 넘은 투자자에게는 3개월 만기에 연5% 이자를 주는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증권도 지난 13일부터 신규고객과 기존 거래고객 중 휴면계좌를 소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연4% 금리를 주는 RP를 판매중이다. 모집 금액은 총 1000억원인데, 매주 200억원씩 선착순으로 신청받는다.

이들 상품 대다수는 일정금액 이상이 유치되면 판매가 종료되는 선착순 한정상품이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단기 부동자금이 계속 커지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투자를 관망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이런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