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박물관, 4월28일까지 테마전 진주낭 등 40여점 선보여
복주머니 희망메시지는 인수위 홈페이지 정책제안 코너에 모인 국민의견을 담은 것이다.
대통령이 커다란 복주머니를 제막하자 365개의 작은 복주머니가 걸려있는 희망이 열리는 나무가 나타났고, 박 대통령은 그 나무에 걸려 있는 몇 개의 복주머지 속 국민들의 희망메시지를 꺼내 읽었다. 소통하는 대통령으로서의 상징성을 드러내는 퍼포먼스로 이해했다. 대통령 취임이라는 뜻 깊은 행사에 등장한 복주머니는 새해 첫날 잡귀를 물리치고 한해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의미로 널리 활용된 우리의 전통 문화다.
직물이나 가죽으로 만들었으며, 허리춤에 매달 수 있는 끈을 끼운 원형 혹은 직사각형의 소품이다.
일상 복식에 쓰인 소품이지만, 특히 새해 첫날 복주머니를 나누는 상징적인 의미도 함께 지녔다. 박 대통령이 복주머니에서 희망메시지를 꺼내 읽은 의미도 새해 첫날 복을 나누는 것처럼 대통령 취임 첫날 국민들에게 복을 전하고픈 박 대통령의 염원을 담았을 것이다.
왕실에서는 새해첫날이 돼지의 날(해일·亥日)이거나 쥐의 날(자일·子日)에 해당되면 볶은 콩을 넣은 주머니를 왕실의 각 전(殿)에 진상하거나 여러 대신들에게 하사하는 풍습이 있었다. 이 주머니를 ‘해낭(亥囊)’, ‘자낭(子囊)’이라고 한다. 지니면 잡귀를 물리친다고 믿었으며 한 해 동안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했다.
국립대구박물관(관장 함순섭)은 26일부터 4월 28일까지 새해 첫 테마전으로 ‘주머니, 생활의 지혜를 담다’를 연다. 주머니의 의미와 기원을 탐구하고 옛 조상들의 생활상과 지혜를 살펴보는 전시다.
전시는 ‘생활의 발견, 주머니’, ‘염원과 소망을 담다’, ‘품격을 더하다’, ‘포장의 미학’ 등 네 부분으로 나누어 구성되며, 왕실의 주머니인 ‘을묘해낭(亥囊)발기’, ‘진주낭’ 등 4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왕실의 주머니 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것은 진주낭인데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진주두루주머니라고도 하는 이 주머니는 왕실의 귀빈 혹은 공주가 착용하는 가장 품격 있는 주머니로, 정초와 탄일(誕日)처럼 특별한 날 문안을 드릴 때 치마 위에 착용했다.
한편 이번 전시를 위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계명대학교(행소박물관), 숙명여자대학교(박물관) 등이 도움을 주었다. (053)768-6052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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