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탐욕이 만든 비극에서 희망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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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원
  • 승인 2013.04.2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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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에 자연의 소중함 일깨워주는 모험소설 2편 출간

[노아의 아이들] 핵 실험 영향…엄청난 눈폭풍 휘몰아쳐

[구름] 원전 폭발 한적한 마을에 방사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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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후로 인한 대형재난이 지구촌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이 재난들은 인간의 무분별한 욕망이 자초한 결과라는 점에서 심각한 각성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일찍부터 환경파괴와 핵으로 인한 위험성을 경고할 필요성은 높아간다. 그들이 세상의 주인이 될 시기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도서출판 청년사에서 프랑스의 장 주베르의 소설인 ‘노아의 아이들’과 독일 문학계의 거장 구드룬 파우제방의 소설 ‘구름’을 펴낸 것은 이런 이유에서 의미있는 기획으로 다가진다. 두 소설 모두 인간의 탐욕으로 겪는 재해 극복 과정을 그린 청소년을 위한 모험소설이기 때문. ‘노아의 아이들’은 프랑스의 라 폰다시옹 수상작이며, ‘구름’은 독일 청소년문학상, 독일 SF문학상, 쿠르트-라스비츠 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두 작품 모두 묵직한 권위를 확보하고 있는 소설들이다.

◇노아의 아이들

이 책은 눈 폭풍으로 한 가족이 눈 더미 속에 갇히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벌여야 했던 힘겨웠던 사투를 주인공인 청소년의 시각으로 풀어낸 모험 소설이자, 산업 사회에서 빚어지는 환경과 생태 문제를 부각하는 환경소설이다.

2006년 2월, 북반부에 엄청난 눈 폭풍이 휘몰아친다. 알프스 고산 지대 산장에 들어와 자연과 더불어 새로운 삶을 시작한 시몽 네 가족은 7m나 쌓인 거대한 눈 더미에 갇히게 된다.

소설에서는 이상기후에 의한 눈사태의 원인으로 북극 지방에서 행한 일련의 핵반응 실험을 지목하고 있다. 문도 열리지 않고, 바깥을 내다볼 수도 없고, 전기와 도로조차 끊겨 구조에 대한 확신을 점칠 수 없는 위기상황이다. 시몽 가족은 불안과 두려움과 외로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틴다.

몇 주일의 기다림 끝에 비행 중이던 헬리곱터에 자신들의 위치를 알리고 그들이 내려준 약간의 식량에 허기를 면한다.

그리고 몇 주일 후 잿빛 하늘을 밀어내고 태양이 떠오르자 자신들보다 한참 아래 사는 이웃의 생사를 확인하고 그들과 식량을 나누며 또 몇 주일을 버틴다. 그러면서 눈은 조금씩 더 녹기 시작하고 마침내 마을에까지 내려가 그들의 소식도 듣게 된다. 주민들 역시 겨우 버텨가는 상황이었고, 피해자도 속출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눈은 점점 녹고 태양은 예전처럼 빛났으며, 사람들은 조금씩 일상으로 되돌아간다.

이 소설은 극한의 상황에서 시몽의 아버지가 가족을 이끌며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끈끈한 가족애로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모험이 주제다.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고립의 상황에서 느끼게 되는 이웃의 소중함과 자연의 소중함도 생각하게 한다.

특히 이 소설의 근저에는 지구온난화 등의 이상기후로 인한 위험을 상기하며 무분별한 탐욕에 대한 경각심이 깔려있다. 청소년들이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가족과 이웃,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돕는다.

◇구름

어느 싱그러운 봄날, 예고도 없이 사전 경고도 없이 갑자기 검은 구름이 몰려온다. 한적한 마을 사람들의 삶을 무참하게 빼앗아가는 이 구름의 정체는 방사능이다. 인근에 있는 원전의 폭발로 인해 열 네 살 야나에게 닥친 갑작스러운 비극이다.

주인공 야나는 돈 벌러 외지로 나간 부모를 대신해 동생과 함께 피난길에 오른다. 방사능 비를 맞으며 동생과 아비규환 속을 헤매다 동생을 잃고 만다.

한참 후 우여곡절 끝에 만난 고모에게서 부모와 동생의 죽음을 전해 듣고 아냐는 절망한다. 극단적인 시련 속에서도 야나는 고모와 함께 집으로 돌아와 다시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웃음과 유머와 진실을 지키며 조금씩 희망의 꽃을 피워나간다. 이 책은 체코 태생의 독일 소설가 구드룬 파우제방이 1986년 러시아에서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충격을 받고 1987년 발표한 후 ‘양심을 흔들어 깨우는 이야기’라는 평가를 받은 장편동화다. 원전 사고가 벌어졌을 때의 상황을 소녀 ‘아냐’를 통해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극단적 시련을 겪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새 삶을 준비하는 아냐의 모습을 통해 희망을 싹을 틔우고, 무분별한 원전 건설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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