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반복적인 리듬, 인문학적 분석
단순·반복적인 리듬, 인문학적 분석
  • 황인옥
  • 승인 2013.05.1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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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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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백화점과 소도시의 백화점은 매출에 있어 확연한 리듬의 차이를 보인다. 사진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롯데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는 모습.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맑스주의 철학자 중 한 명이었던 앙리 르페브르는 음악이나 무용에 적용되는 리듬 개념을 사회과학에 적용해 새로운 지식적 성취를 거둔 인물이다.

그의 저서 ‘리듬 분석’은 시간과 공간, 도시, 일상성, 미학과 관련된 ‘리듬’에 관한 그의 평생의 연구를 집대성한 것으로, 르페브르 사후에 친구이자 동료였던 르네 루로에 의해 출간됐다.

르페브르가 책에서 정립한 ‘리듬’이라는 개념은 맑스, 하이데거, 쇼펜하우어 등 다양한 철학자들의 사유들을 창조적인 방식으로 혼합, 그만의 새로운 과학, 새로운 지식의 영역으로 확장한 것이다. 맥박의 리듬이 생명의 상태를 알려주는 신호가 되듯, 사회적 리듬의 패턴을 추적하면 존재의 비밀을 캘 수 있다는 것이 그가 ‘리듬’을 분석하는 이유다.

르페브르의 ‘리듬’은 음악과 무용이 갖는 기계적인 반복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왜냐하면 그가 ‘리듬’의 개념을 차용한 배경이‘차이’와 ‘반복’의 관계 규명에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에게 ‘리듬’은 반복 속에서 차이를 발견해 내는 수단인 것이다.

그에 따르면 무한하게, 동일성을 유지하는 절대적인 반복은 존재하지 않으며, 어떤 독특한 리듬을 갖는데, 그 독특한 리듬 속에 ‘차이’가 필연적으로 배태돼 있다는 것이다.

대개 일상적이고 규칙적인 반복 속에서 차이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저자는 어떤 접근법으로 차이를 발견하려 했을까. 이에 대해 저자는 컨베이어 벨트나 음악의 메트로놈처럼 기계적으로 ‘인식’ 되었던 ‘반복’의 개념을 보다 유기적, 인문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가 차이를 발견하기 위해 활용하는 변수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의례·의식·축제·규칙·법 등의 인문학적 담론들이다. 시공간과 인문학적 주제 등의 다중 변수의 적용은 그가 천착해온 ‘리듬분석’의 핵심인 것이다.

보다 쉬운 이해를 위해 백화점을 예로 들 수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부호 지역인 강남의 백화점과 어느 허름한 소도시의 백화점은 매출에 있어 확연한 리듬의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강남의 A라는 백화점 하나만을 분석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공간적 특성은 물론이고 여기에 시간의 개입은 필연적이 된다. 계절에 따라, 24시간 중에서도 분절된 시간으로 분석해야 차이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A라는 백화점의 매출 곡선이 다양한 이유가 수많은 리듬 속에 숨어있는 시공간 변수들의 상호작용이 심층에 존재해 있었던 것이다.

저자가 리듬분석에 활용한 주제들은 형이상학적 주제에만 국한되지 않느다. 형이상학과 미시적인 일상 모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음악, 사물, 상품, 자본주의적 시간의 조작, 신체의 조련, 미디어, 정치적 규율, 도시 등의 리듬분석 대상들을 다루며 ‘리듬분석’을 새로운 과학의 영역으로 이끈다. 그러면서 그것이 더 많은 새로움으로 나아가도록 변형시키고 있다.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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