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대구百, 적대적 인수합병 위기
토종 대구百, 적대적 인수합병 위기
  • 강선일
  • 승인 2013.05.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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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이익 63.5%·당기순익 55.5% 감소

2대 주주 CNH그룹, 경영참여 본격 선언

감사선임 요구…주총서 대거 물갈이 예고
대구 토종백화점이자 전국 유일의 지방백화점인 대구백화점이 주식지분 경쟁을 통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위기에 처했다.

작년부터 대백 주식을 장내에서 꾸준히 매수해 오며 2대 주주 위치에 있는 CNH그룹이 그동안 ‘단순투자’로 공시해 온 주식취득 목적을 ‘경영참여’로 본격 선언하면서 ‘경영권 전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본지 1월14일자 11면 참조)

특히 대백의 작년 경영실적이 전년대비 영업이익 63.5%(121억여원), 당기순이익 55.5%(97억7천여만원)의 대폭 감소를 나타내자, 기업가치를 평가해 배당수익 등 가치투자를 하겠다던 CNH그룹이 다음달 중으로 예정된 정기주총에 앞서 ‘감사 선임’을 요구하고 나서 대백은 경영권 확보는 물론 ‘인사 태풍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우려된다. 대백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9억8천여만원, 당기순이익은 78억4천여만원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대백에 따르면 CNH그룹은 14일 자회사인 CNH리스를 통해 “대백 주식 보유비율이 14.0%(151만5천201주)로 직전 보고 의무발생일에 비해 0.60%포인트 증가하고, 주식 보유목적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한다”면서 “주주로서 회사(대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현재 감사 선임을 주주 제안한 상황이고, 향후 회사 경영목적에 부합토록 관련행위들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CNH그룹은 여신금융업체 CNH리스(옛 조흥리스)와 서울 메리어트호텔 운영업체 CNH하스피탤러티 등을 주력 자회사로 거느린 지주사로, 순자산이 1천100억원대로 알려져있다. 작년부터 꾸준히 대백 주식매입에 들어가 이날 현재 CNH리스가 9.48%(102만5천353주), CNH하스피탤러티가 4.52%(48만9천848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백 최대주주인 구정모 회장과 이사직을 맡고 있는 부인 최정숙 상무 등 특수관계인들은 작년 7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20만주에 가까운 주식을 매입하면 지분을 늘렸다.

이날 현재 구 회장 및 그 일가와 대백저축은행, 대백선교문화재단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총 23.78%(257만4천968주)에 달한다. CNH그룹 보유지분 14.0%와 9.78%의 상당한 격차가 나지만, 개인 및 법인의 단순 보유지분 측면에선 사실상 CNH그룹이 최대주주다.

무엇보다 지분 6.21%를 보유하며, 3대 주주 지위를 갖고 있는 영국계 기관투자가 트위드 브라운이 전년대비 영업이익 63.5%, 당기순이익 55.5%나 감소한 지난해 대백 경영실적에 따른 배당수익 감소 등을 이유로 다음달 중으로 예정된 정기주총에서 CNH그룹의 손을 들어줄 경우 구 회장 일가의 경영권 타격은 물론 주요 간부들의 대거 물갈이가 예상되는 등 ‘인사 태풍’도 불어닥칠 전망이다.

그나마 대백은 16.63%(180만주)에 달하는 자사주 지분과 소액주주 지분에 희망을 걸며, 경영권 방어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대형유통업체의 계속되는 지역시장 잠식과 급격한 유통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경영진의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은 어떤 식으로든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백 관계자는 “정기주총까지 아직 시일이 남아있고, (CNH그룹과의)급격한 경영권 경쟁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내부적으로 다각도의 대응방안을 논의중이다”고 말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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