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실적 집착이 문제”
“경찰 수사, 실적 집착이 문제”
  • 강성규
  • 승인 2013.06.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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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부서, 피의자 조씨 관할 북부서와 공조 안돼
한정된 인력 방대한 데이터 분석…수사 지체 논란
‘대구 여대생 납치·사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경찰의 ‘성과지상주의’를 둘러싸고, 실적 쌓기에만 급급한 경찰 내 분위기 때문에 수사가 지체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30일 오전, 본지 취재진과 자리에서 대구 중부경찰서 김용주 서장이 “우리 경찰서 실적인데 굳이 다른 경찰서와 나눠먹기 할 필요 없다”라는 발언에 대해 지나친 실적만 중시하는 태도라는 비난이 경찰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일선 경찰서 고위 간부들은 “범인검거 실적만 중시하는 김 서장의 성과주의 때문에 일선 경찰관들이 실적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김 서장만 그런 게 아니라 이러한 인식이 지역 경찰 내 팽배해 있어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구 모 경찰서 고위관계자는 “각 경찰서들은 웬만하면 자기 관할 사건을 공조해서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공조수사를 펼칠 경우 수사 과정, 관련자 신상 등 내용을 모두 공개해야 하는데 담당 서에서 선뜻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사건 때도 피해여성 휴대전화의 마지막 위치가 북구 산격동으로 피의자 조씨의 거주지와 일치한 점, 조씨가 이미 ‘성범죄자 알림e 서비스’에까지 등록된 성범죄 경력자로 신상이 공개 됐으며, 주민들에게도 관련 우편물이 발생된 점 등으로 미뤄 관할서인 북부경찰서와 공조 수사를 펼쳤다면 인력 및 시간 낭비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중부서 46명,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 4개팀 30명 등 총 76명의 한정된 인력으로 대구 중구 삼덕동과 중구 산격동 일대, 대구~경주 간 고속도로 등 수천대에 달하는 CCTV 화면 분석, 6천대에 달하는 택시와 승용차 번호판 확인, 택시기사 등 수 백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신상 조사 등을 벌여 수사 지체를 자초한 것 아니냐는 비난도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중부서가 적극적인 공조에 나섰더라면 불필요한 수사력 낭비를 막을 수 있지 않았겠냐는 아쉬움 섞인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 3월부터 ‘성폭력 사범 일제 검거 100일 작전’을 펼치면서 경찰 상부기관이 지시한 ‘공조 체계 강화’ 지침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지역 경찰 관계자는 “범인의 얼굴이 찍힌 CCTV 화면을 관할서인 북부서와 공조 했더라면 인력 및 시간 낭비 없이 신속한 범인 검거가 가능 했을 것”이라며 “‘실적 올리기’에만 급급한 경찰 내 분위기를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주오·김지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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