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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기업들은 ‘똑똑하게 착해야’ 한다

기사전송 2017-12-18, 21: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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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대구대 무역학과 교수
한국산업 경영학회장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대한 세계적 관심과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제는 국내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선택’에서 ‘필수’로, ‘하면 좋은 일’넘어 지속가능 경영의 필수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각 기업들은 예산을 쪼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기에 여념이 없다. 전경련이 발간한 ‘2016년 주요 기업·기업재단 사회공헌백서’에 따르면, 주요 기업 255곳의 사회공헌 지출규모는 전년도에 비해 6.8% 증가한 2조9000억원이다.

그러면, CSR이 무엇이며, 우리 기업들도 CSR 활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일반적으로 “이해관계자를 비롯해 사회구성원들이 기업에 대해 기대하는 경제적, 법적, 윤리적, 자선적 책임에 부응하면서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가 있다. 즉, 기업은 이윤극대화나 고용창출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책임에서 시작하여 법적, 윤리적 책임 더 나아가 기업의 직접적인 경영 활동과 별개로 이루어지는 자선활동이나 지역사회 공헌활동까지를 수행하는 ‘착한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기업들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기여를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기업도 시민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좀 더 직접적으로 사회공헌을 통해 기업시민의 책임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CSR 활동을 통해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사회적 영향력을 강화해 매출과 이익 창출을 기대할 뿐만 아니라 기업 구성원의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인재 확보 및 유지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CSR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채 천편일률적인 CSR 활동에 머물고 있어서 문제이다. 예컨대, 그룹임원들이 단체로 김장김치를 담그고 연탄을 나르는 모습 등이 찬바람이 불면 어김없이 언론매체를 장식하는 단골매뉴로 등장하지만 이런 활동들이 관심을 끌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기업 수익에도 도움이 되지 못해 지속불가능한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것은 단순한 ‘착한 기업’을 뛰어 넘어 바로 기업의 핵심 역량과 연계된 사회공헌을 통해 장기적으로 수익에도 도움이 되는 ‘똑똑한 사회공헌‘ 즉,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을 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CSV는 2011년 미국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교수가 창안한 개념으로 사업과 무관한 영역에서 사회공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원료조달, 생산, 물류, 판매, 프로세스에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활동을 내재화시킴으로써 이윤과 사회적 가치창출을 동시에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중심이 CSR에서 CSV로 이동한 근본적 이유는 무엇일까?

종래 CSR에 따른 일방적 기부활동은 기업은 자선단체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 진정성과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자선의 차원에서의 환경보호, 재난구조, 봉사활동 등의 CSR 활동은 다른 기업들과 차별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이미지 개선 등에 다소 도움이 되겠지만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직접적인 재무적 성과를 가져오지 못한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경제적 동인이 없는 CSR을 할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제는 CSR에서 ‘사회적 공헌’과 ‘이익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면서 ‘도랑치고 가재 잡는’ CSV로 전환하게 되었다.

최근 지역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재단이나 장학재단의 설립 등 다양한 형태로 CSR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아직도 아쉬운 점이 많다. 하지만 복지단체를 찾아가 기부금만 전달하는 과거의 전형적인 CSR에서 탈피하여 그 기업의 가장 잘하는 ‘전공’을 살려 활동하는 기업들도 있어서 고무적이다.

지역기업의 활발한 CSR 활동을 긍정적으로 높이 평가하면서 지역기업들도 단순한 ‘착한’ 기업을 뛰어넘어 ‘똑똑한’ 사회공헌을 통해 ‘선행’과 ‘이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CSV 활동에 지혜를 모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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