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구·연인들로 ‘북적’
눈도 내려 겨울 분위기 ‘물씬’
대구 신천스케이트장이 개장한 16일, 갑작스레 찾아온 강추위에도 시민들은 스케이트와 썰매를 타며 여유로운 겨울을 만끽했다.
오후 2시께 중구 대봉교 아래 신천 야외스케이트장은 가족, 친구, 연인 할 것 없이 이용객들로 붐볐다. 각자 발 사이즈에 맞게 스케이트를 대여한 시민들은 귀마개와 목도리, 방한 장갑 등으로 무장한 채 비장한 표정으로 빙판 위에 올라섰다.
스케이트장에는 처음 타는 듯 비틀대며 울상을 짓는 아이부터 부모의 우려섞인 외침을 뒤로 한 채 인파 틈을 재빨리 달리는 아이도 있었다.
안전 펜스를 붙잡고 아빠에게 칭얼대던 김아림(9)양은 “넘어질까 봐 손을 못 놓겠다”며 울먹였다. 다만 시간이 지나자 이내 감을 잡은 듯 한층 밝아진 목소리로 “엄마, 나 앞으로 가고 있어”라고 외치기도 했다.
친구들과 함께 스케이트장을 찾았다는 김하민(14)군은 “셀 수도 없을 만큼 넘어졌지만 너무 재밌어서 아픈 것도 모르겠다”며 “엉덩이가 다 젖었다”는 친구의 말에 숨이 넘어갈 듯 웃었다.
30여 분이 지나고 하늘에서 흰 눈이 흩날리기 시작하자 겨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빙판에서는 “와 눈 온다”, “진짜 겨울이야”라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스케이트장 옆에 마련된 민속 썰매장도 썰매를 멈추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찬 바람이 부는 날씨에 스케이트장 주변에 마련된 온기나눔터와 매점은 따뜻한 난로와 음식으로 몸을 녹이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스케이트장 밖에서 지켜보던 부모들은 아이가 나오자 붉어진 볼과 손을 핫팩으로 녹이며 따뜻한 차를 건네주기도 했다.
온기나눔터에서 쉬고 있던 박창하(39)씨는 “오늘 날씨가 많이 춥대서 옷도 든든하게 입히고 핫팩도 잔뜩 챙겨왔다”며 “아이가 재밌게 잘 놀아주니 좋다. 남은 겨울 동안 자주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은 신천 야외스케이트장을 내년 1월 28일까지 44일간 운영할 예정이다.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입장료는 없으나 스케이트와 민속 썰매 대여 시 1회 3시간 1천 원, 종일 3천 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주변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지만 거리가 멀거나 공간이 협소해 가급적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유채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