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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좋은시를 찾아서

왜가리와 백로

기사전송 2018-04-23, 21: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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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향



잊지마라, 왜가리야

너희들이 새라는 것을

허공 같은 나뭇가지를

차지하며 사는 것이 힘들지라도

그래도 함께 살아야 한다는

그래도 함께 웃어야 한다는



잊지마라, 백로야

행여, 네가 왜가리를 적으로 생각하면

너희 둘 다 죽으리니



너희는 싸움만 할 것이 아니라

잘났다 못났다 미워만 할 것이 아니라

새는 어떻게 잘 살 수 있는지

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하여라



아무리 잘나도 너희는 새일뿐인데

아무리 오래 살아도 어차피 죽는 일인데

왜가리와 백로는 잊지 말아라

같은 먹이를 먹어야하는 공명조란다



*공명조: 머리가 둘에 몸이 붙은 새로 서로 시기하여

한쪽에게 독약을 먹여 같이 죽었다고 함



 ◇이계향 = 경북 영덕 출생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한국지부)

 사)한올문학 대상, 천등문학상 특별공로상

 최단 기간 최다 시작·시집 출판



<해설> 우리는 때때로 서로에게 전부일 수 있다. 그러나, 가끔은 다른 입장 일 수도 있어 늘 아름다울 수는 없다. 아름답다는 것은 그렇듯 어려운 것이다. 삶이 그렇듯이, 낯선 세상을 버릇처럼 오래 오래 바라보고 또 바라보면 고요한 공간에 흐름을 찾고 숨구멍을 찾아내 숨을 쉬고, 그렇게그렇게 눈부신 시간이 오는 것을 맞이하는 것이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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