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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의료칼럼

대한영상의학회가 한의사의 의과의료기기 사용에 반대하는 이유

기사전송 2017-12-10, 20: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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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대경영상의학과 원장)


한의사의 진단용방사선 발생장치 등 의과의료기기 사용 허용 법안이 아직도 뜨거운 이슈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 11월 23일 한의사의 의과의료기기 허용 법안에 대해, 의료계와 한의계, 복지부 등이 참여한 협의체 구성을 전제로 법안 심의를 전격 보류했다. 복지부의 중재 역할 속에 의사협회와 한의사협외희 합의안을 도출하여 원만한 결론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이다. 이 법안에 강력히 반발해온 의료계는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법안이 무산된 것이 아니라 보류된 것이므로 몇 달간의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의료계의 반대 의견과 한의계의 찬성 의견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와중에 진단용방사선 발생장치의 전문학회인 대한영상의학회가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왜 한의사가 의과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없는지를 7개항으로 나누어 논리적으로 설명하였다. 의료계와 한의계의 상반된 의견에 헷갈려하는 시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영상의학회의 입장문을 요약하고 부연 설명을 해볼까한다.

가장 먼저 영상의학회는 법률적 근거가 부족함을 지적했다. “한방의료행위는 한의약육성법 제2조 제1호에서 ‘우리의 선조들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을 기초로 한 의료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X-선 검사를 포함한 영상의학검사는 한방의료행위에 전혀 해당하지 않는 의과의료기기”라고 밝혀 한의약육성법에 어긋남을 주장했다.

또한 대법원이 한의사 면허로 특정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로 제시한 판단 기준을 하나하나 나열하면서 대법원 판례에도 위배되는 사안임을 지적했다.

영상의학회는 X-선 검사를 비전문가가 시행하고, 기기의 안전관리를 수행한다면 방사선 피폭으로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X-선 검사의 경우 방사선이 발생하는 검사로 실제 환자에게 위해가 가해질 수 있으므로, 방사선 발생장치를 잘 관리하고, 검사결과를 정확히 해석할 수 있는 전문가만이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방사선발생장치의 안전관리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고, 검사결과 해석 능력이 없는 한의사들의 한방의료행위에 방사선 발생장치를 포함하고 안전관리책임자의 자격에 한의사를 허용하는 것은 환자 안전관리 측면에서도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X-선 검사 및 초음파 검사 등은 손쉽게 해석할 수 있는 검사이므로 한의과대학에서 영상의학을 몇 학점 이수한 한의사들도 당연히 시행할 수 있다는 한의계의 주장에는 ”일반적으로 체중계나 체온계를 보는 것 같이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누구나 눈금만 읽으면 해석할 수 있는 단순한 검사가 아니다“라며 ”영상판독이 매우 어렵고, 전문적이라는 점을 알지 못해서 나오는 무지의 산물“이라고 반박했다. “일반 X-선 검사 및 초음파 검사는 각 검사의 물리학적 원리, 심도 있는 해부, 병리, 생리학적 지식 및 고도의 훈련된 판단 능력이 요구되는 진료 행위“라고 설명하고 ”실제 한방측에서 ‘골절 등의 진단은 단순해서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주장과 달리 영상의학과 전문의도 골절 등의 진단이 어려워 CT 등을 촬영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영상의학회의 입장문은 법률적 근거부족, 인체 위해 발생 우려 높아 전문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 단순한 검사가 아니라는 점, 한방신의료기술평가제도는 한의학의 과학화에 역행한다는 점 등의 문제 제기로 요약할 수 있다.

학문의 기반이 다르고 판독능력이 없는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려는 이 법안은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이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환자에게 해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한의계의 왜곡된 주장만을 믿었거나, 진실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어설픈 지식으로 비전문가가 의과의료기기를 사용하면, 결국 그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간다. 영상의학회의 입장문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끝맺는다.

“한의학의 국제화, 과학화는 결코 ‘한의사가 의사처럼 보이거나 진료하는 것’이 아니다. 의과의료기기의 사용이 아니라 한약의 성분표시부터 실시하여 국민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의학계는 다음의 물음에 답을 해야 한다.

과연 한의학은 과학인가? 한의계는 현대의료기 사용 허가를 주장하기 이전에 의학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과학적 검증부터 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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