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없이 미리 예측…美 국립과학원회보에 발표
이런 소성현상은 철과 같은 금속재료를 두드리거나 굽혀서 물건을 만들 때와 건물과 선박, 다리 등 대형구조물이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포스텍 철강대학원 권세균 교수, 박사과정 조민호씨와 스웨덴 왕립공과대학(KTH) 레벤테 비토스(Levente Vitos) 교수 공동연구팀은 ‘면심입방구조’를 가지는 금속재료의 소성변형을 미리 알아낼 수 있는 소성변형 일반이론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21일(현지시간)자를 통해 발표했다.
금속의 소성변형은 그 현상이 복잡하고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일관된 이론이 없어서 금속재료의 성질을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새로운 고강도 합금재료 개발의 경우에도 많은 실험이 필요하여 시간이 지체되는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연구팀은 원자론에 바탕을 두고 다양한 소성변형 현상을 쉽게 풀어낼 뿐 아니라, 지금까지 여러 차례 실험을 거쳐야 알 수 있던 것을 2차원 형태의 지도에서 쌍정현상(twinning)과 같은 소성변형 현상을 실험이 없이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이론을 만들어냈다. 이 이론은 실제 새로운 합금을 설계할 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벨물리학상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스웨덴 왕립공과대학 뵈리에 요한슨 교수는 이 연구에 대해 “금속공학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연구와 달리 물리학적 시각을 따라 진행한 이 연구는 응용연구에서도 기초학문이 중요하며, 또한 학제간의 경계를 넘어 문제를 바라볼 때 새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공동저자로 참여한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이병주 교수도 “원자단위 전산재료과학의 범위가 이번 연구를 통해 소성분야로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특히 포스코(회장 권오준)-포스텍 철강대학원을 통한 ‘철강혁신 프로그램’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포항=이시형기자 ls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