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들의 ‘특별한 체험’
외국인 유학생들의 ‘특별한 체험’
  • 정민지
  • 승인 2014.07.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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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서구청 운영 인턴 프로그램 참여

행정업무 지원·영어보조교사 등

학업 떠나 새로운 경험 “대구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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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대구 달서구청 외국인 유학생 인턴십의 일환으로 무라바크(사진 왼쪽)씨와 데이비드씨가 이날 와룡중학교서 열린 영어캠프의 보조교사로 활동중이다.
정민지기자
28일 오전 10시 대구 달서구청 1층 현관 안내데스크에 앳된 얼굴의 노티옥안(여·25·베트남)씨가 민원인을 반겼다. 한 민원인이 무인민원발급기 작동법을 몰라 직원을 부르자, 노티옥안씨는 적절한 서비스를 받도록 도왔다. 같은 시각 구청 전산실에서 중국출신 유학생 정무(28)씨와 주군여(여·21)씨가 중국어로 된 달서구청 홈페이지를 정비하고 있었다. 이들이 작업해야 할 일은 홈페이지 상 어려운 중국어 표현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일상용어로 바꾸고 오탈자를 교정하는 것. 정무씨와 주군여씨는 한국에 오기전 일본에서도 유학해 일본어 홈페이지도 틈틈이 손봤다.

3명의 학생은 달서구 외국인유학생 인턴십에 참여한 계명대학교 학생들이다. 이들 외에도 나이지리아 국적의 데이비드 스테픈 판야(21)씨와 에티오피아 출신 무바라크 부사르(26)씨도 함께다. 영어에 능한 두 학생은 이날 달서구 와룡중학교에서 열린 여름방학 영어캠프에 보조교사로 활동했다.

다양한 국적만큼 한국에 유학온 이유도 앞으로의 꿈도 모두 달랐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대구 사람, 좋다”고 느끼며, “공무원들이 이런일까지 하는구나”를 알았다고 한다.

민원일을 도왔던 노티옥안씨는 “처음으로 방학때 본국으로 가지 않고 남았는데 직접 사람을 만나고 도와드릴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공통의 청년실업문제를 마주했던 학생도 있었다. 철학을 전공하는 정무씨는 원래 일본 대학에서 국제통상학을 전공해 기업에 취직했었다. 당시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겪으면서 정사원이었던 정무씨는 파견사원이 됐고, 일하는 시간마저 줄었다. 우연히 모교에 방문, 한 인문학 프로그램에서 예일대 셸리 케이건 교수의 ‘죽음’에 관한 강의를 듣고 철학에 빠졌다는 정무씨는 “2003년도에 계명대를 졸업한 친 누나의 추천으로 오게 됐다”며 “철학과의 유일한 유학생으로 과에 맞게 치맥 등 술문화는 즐긴다”고 농담을 건넸다. 그는 “중국의 공무원들은 엄숙한 이미지가 있는데 여기는 같이 농담도 하고 친근한 느낌”이라며 “‘미로마을’처럼 작은 일들이 모여 큰 의미를 갖는 것이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있어 이번 인턴 프로그램은 남달랐다. 유학생들이 1천여명이나 돼 굳이 한국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아도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한국어학당서 한국어를 배우고 기숙사에 있으면 가끔 중국에 와있는 것 같았다는 학생들. 구청 인턴십은 학업을 떠나 본인들이 사는 지역에 대해 가지는 첫번째 관심이다.

건축학과 데이비드씨는 “주정차 단속을 하는 것도 신기했고 어려운 할아버지 집에 가 봉사활동을 했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며 “건축과에 방문해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훨씬 실무적인 사실들을 알게 돼 신났었다”고 말했다.

무슬림으로 지난 27일 한달간의 금식(라마단)을 마친 무바라크씨는 “행정 업무도 돕게 됐고 구청 축구동아리와 주말마다 축구를 하면서 더 친해진 것 같다”며 “사투리는 좀 알아듣기 힘들지만 대구 사람들은 ‘참 좋은 사람들’”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지난 14일부터 4주간의 채용된 인턴 유학생은 한국어에 능통하고 학업성적이 우수한 인재들을 대학으로부터 추천받아 선발됐다. 1일 6시간씩 주 5일 근무하며 각종 행정업무를 지원하고 지역 주요시설 및 현장을 견학한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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