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죽이겠다”서울 향하던 취객 검거
“문재인 죽이겠다”서울 향하던 취객 검거
  • 정민지
  • 승인 2014.08.2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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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사건은 신경 안써” 불만
A(53·대구 남구)씨는 요즘 심기가 불편했다. 최근 정국은 ‘세월호특별법’으로 갑론을박을 벌이며 연일 이와 관련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서 ‘유민아빠’ 김영오씨에 동조해 단식하는 시민들은 늘어나고 특히 10일째 이어지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의 동조단식은 국민들의 찬반이 나눠질 정도로 이슈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구는 큰 반향이 없지만, A씨는 뉴스를 볼 때마다 과거 전국을 놀라게 한 상인동 도시가스 폭발사고와 대구지하철 참사 분위기와 비교됐다.

지난 27일 점심 무렵부터 A씨는 집에서 소주 3병과 맥주 1병을 마셨다. 얼큰하게 술이 취한 A씨는 이날 밤 친구 B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문 의원에게 따지기 위해 서울로 가자는 것. 만취한 A씨의 상태를 보니 도저히 말릴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B씨는 A씨가 술을 깰 때까지 서울로 가는 척 하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문제는 취기가 오른 A씨가 갑자기 112에 전화를 걸면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문 의원이 있는 위치를 묻기 위해 서울국번에 112로 전화를 했지만 갑자기 ‘욱’한 A씨는 계획에 없던 말을 하기 시작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8일 오전 2시 4분께 경찰에 전화해 “오늘 문재인 의원을 죽이러 간다”고 협박을 했다. 남대구 IC쯤에서 전화를 한 A씨 일행은 별 생각없이 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경찰은 곧바로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위치를 파악한 뒤 A씨에게 전화를 걸어 회유에 나섰다. 이미 만취해 횡설수설하는 A씨와 대화가 안되자 경찰은 친구 B씨에게 “현재 경찰들이 비상에 걸렸다”며 전화로 상황을 설명한 뒤 차를 세워줄 것을 요청했다. 결국 이날 오전 3시55분께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청원휴게소 부근에서 B씨가 차를 세우고 기다렸고 A씨의 돌발행동도 막을 내렸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28일 문재인 의원에 대해 “죽이러 간다”고 협박한 취객 A씨를 검거했다.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문 의원이 대구 상인동 도시가스 폭발사고와 대구 지하철 화재사고는 신경쓰지 않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을 해 항의 차원에서 찾아가려 했다”며 “당뇨 때문에 힘도 없는데 어떻게 사람을 죽이겠냐”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살해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굳이 처벌을 한다면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입건할 지 법률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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