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G 인덕션 대구 1호점’ 박현준·연윤정 부부
‘AEG 인덕션 대구 1호점’ 박현준·연윤정 부부
  • 김지홍
  • 승인 2014.10.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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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주방환경에 도전장…“여자라서 더 잘 알아요”

보험회사 다니는 남편의 아이디어

여성 폐암 주요원인 가스레인지 조리

아내 3개월 설득…전기레인지 사업 도와

지인 경험 듣고 아내도 결심

직장 그만두고 전국 다니며 자료 수집

열전도 빠르지만 손 대면 꺼져 안전

결혼업체와 제휴…“더 뚫고 나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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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G 인덕션 매장에서 포즈 취한 연윤정 대표(사진 왼쪽), 남편 박현준 씨의 모습. 연윤정 대표는 “전기레인지는 대구에서 유일하게 초기 사업이다”며 “알려지지 않은 만큼 뚫고 나가야죠”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사진=박현수기자 love4evermn@idaegu.co.kr
프라이팬이 달궈지고, 지글지글 부추전과 김치찌개가 나온다. 준비한 음식이 상대방 입맛에 맞을까 수없이 간을 맞춰봤다. 사랑하는 가족, 연인을 위해 ‘지지고 볶는’ 공간. 여성이라면 한 번쯤 자신만의 ‘주방’에 대한 로망이 있다. 심지어 자질구레하지만 ‘있어 보이는’ 주방 도구까지도 그 꿈에 담겨있다. 요즘 주방은 어떤 공간일까. 이제는 여성만이라고 쉽게 단정 지을 수도 없을 만큼 주방은 남녀노소의 따뜻한 사랑이 오가는 곳이 됐다. 건강해지기 위해 음식을 해먹는 곳임은 여전히 틀림없다. 주방과 요리사의 건강을 더하기 위해 연윤정(43) AEG 인덕션 대표는 아직 ‘전기레인지(인덕션)’이 보편화가 이뤄지지 않은 대구에서 전문 매장을 열었다. (편집자주)

연윤정 AEG 인덕션 대표가 지난 20일 대구 수성구에 전기레인지(인덕션) 전문 판매장을 열었다. 1층 매장 인테리어부터 쿠킹 클래스, 지하 1층의 카페까지 연 대표의 손이 가지 않은 곳이 없다. 가게에는 흰색 대리석에 검은 인덕션 제품이 내장돼 있다. 이곳은 기존의 여러 브랜드가 복합적으로 들어온 전자제품 매장과 차별화를 둔 인덕션만을 위한 가게다. 지역에서는 1호점으로, 최초다.

◇인덕션 1호점, 새로운 도전 = 연 대표는 자신이 이렇게 사업을 시작하게 될 줄을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평범한 맞벌이 부부였다. 연 대표의 남편인 박현준(47)씨의 가벼운 제안이 사업의 시작 단계였다.

박 씨는 지난 2001년부터 한 외국계 보험 회사에 다니면서, 보험 영업을 해왔다. 현재 대구 지역 이사장을 맡고 있다. 박 씨는 이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접했다. 사회생활은 평탄했고, 아픈 사람들에게 하나의 보탬이 된다는 사실에 행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2005년쯤부터 한 가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왜 여성들이 폐암과 대장암에 걸릴까”였다. “남성들이 폐암·대장암 걸리는 거는 당연한 거거든요? 담배를 피우니까요. 그런데 보험에 가입한 분 중에서 40~60대까지 엄청나게 포괄적인 연령층에서 폐암이라는 진단을 받으신 여성분들이 많았다는 거죠”라고 그는 말했다.

때마침 텔레비전의 뉴스를 보던 박 씨는 주부들이 음식을 하면서 대부분 맡게 되는 가스 냄새가 폐암에 걸리는 주요 원인 중에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박 씨는 자세히 알아보기 시작했다. 가스레인지로 취사 시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등 유독성 연기가 나오면서 실내 공기 오염 문제로 매년 160만 명이 숨지고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자료도 찾았다. 박씨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심각한 문제라고 인식했죠. 궁금했던 부분들이 맞춰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어요. 우리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주방 환경도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했다.

박 씨는 사업성을 따지기 시작했다. “그러는 와중에 잘 알고 지내던 고객 중에서 인덕션 회사에 다니고 있는 분이 있어서, 전기레인지의 명품으로 볼 수 있는 인덕션과 연을 맺게 됐어요”라고 했다. 박 씨는 아직은 사회적인 시선이 있으니까, 남자보다는 주방과 친한 여성, 아내가 직접 가게를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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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정 AEG 인덕션 대표가 지하 1층에 마련된 카페에서 구비된 책을 살펴보고 있다.
연 대표는 남편의 제안이 올해 초부터 진지해졌다고 회상했다. “저는 처음부터 사업한다는 자체가 부정적이었죠. 다니던 직장 문제도 있었고, 자영업 하던 사람들도 일을 접고 다른 일 찾는 판에 전반적인 경기도 별로 좋지 않은데, 반대를 많이 했었죠.”

3개월의 고민 끝에 연 대표는 결국 추석 명절 즈음에 마음을 열었다. 사업의 특성상 사람을 써서 해주는 것보다 직접 해주길 바랐던 남편의 부탁을 끝내 거절할 수 없었다. 실제로 연 대표를 움직인 가장 큰 이유는 지인의 안타까운 소식 때문이었다.

“결정적으로 친구의 어머니가 폐암에 걸렸어요. 집안일만 하시던 분이었는데, 병이 나자 아무래도 가스레인지를 사용했던 주방 환경을 탓하더라고요. 그 친구의 친척이나 주변에 친하게 지내던 가족들이 모두 전기레인지로 바꾸는 걸 보게 됐어요. 제 눈앞에서 보니까 실천으로 옮겨지게 된 거죠”라고 연 대표는 말했다.

◇발로 뛰며 배워야 = 연 대표는 지난 9월에 1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전기레인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오는 12월에 정식 오픈식을 가진다.

연 대표는 “저도 원래 호흡기 쪽이 좋지않아서 공단 쪽에 있는 사무실을 다닐 때 매연 같은 걸로 힘들었거든요. 사업하기로 마음을 굳히고 전기레인지에 대한 인터넷 자료 검색도 해보고, 대구에는 아직 서울이나 부산처럼 본보기가 될 만한 매장이 없어서 전국으로 직접 찾아가 보고 발로 뛰어다녔어요. 제 나름대로 시장조사 아닌 시장조사를 펼쳤죠”라며 웃었다.

아내를 설득하는데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박 씨는 한숨을 쉬며 웃었다. “아내를 설득하는 데 3개월이 걸렸어요. 마지막에는 주변인들이 정말 겪으니까 아내의 마음도 움직이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박 씨는 여전히 보험사를 주력으로 일하고 있다. 아내, 연 대표를 뒷받침하는 정도다. 연 대표는 “남편이 아이디어를 제공했지만, 제가 해나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죠. 사실 판매를 하는 건 남편의 도움 없이는 어려울 것 같아서,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두 딸을 가진 ‘엄마’인 그는 일하면서도 주방일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또 아파트 바로 위층에 시어머니가, 아파트 일대에 친척들이 모여 있어서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 주말 아침은 20명에 이르는 대식구가 모여 밥을 먹는다. 이렇게 13년째 피부로 부대끼며 지내오고 있다.

“식구들이 모이게 되면 음식을 하는 여자들은 아무래도 더 맛있는 음식을 하려고 이것저것 정보도 주고받고 하거든요. 당연히 주방은 저한테 뗄 수 없는 존재죠”라며 “지금에 와서 하는 말이지만, 저도 엄마니까. 조리 도구부터 깨끗한 주방 환경의 소중함은 누구보다도 더 잘 알죠”라고 그는 말했다.

이날 용학로에 있는 AGE 인덕션 대구경북지사의 한 40대 실장이 이곳을 찾았다. 이 실장은 가스레인지에서 전기레인지로 갈아탄 대표 주부다. “주부로서 사용해보니 어떠냐”고 물으니 “음식이 빨리되요. 수건으로 한번 판만 쓱 닦아버리면 되니까 청소하기가 정말 수월해요. 고약한 가스 냄새도 나지 않고, 나이 드신 분들한테는 정말 딱 맞는 제품이죠. ‘어머니한테 전기레인지 하나 놔드려야겠어요’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됐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열어젖혀 질 미래시장 = 연 대표는 다짜고짜 일반 전기레인지와 인덕션 전기레인지에 물을 담은 냄비를 올렸다. 1분 채 되지 않았는데, 인덕션 쪽에서 물이 끓어올랐다. 아직 일반 전기레인지는 기포가 조금 올라오는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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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안에 마련된 쿠킹테이블, 연윤정 대표는 이곳에서 쿠킹클래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덕션은 자기장으로 금속에 반응해 열전도가 빨라요. 데치는 음식을 할 때 아주 효율적이에요. 빠른 시간에 조리하고, 불 조절도 기존에 제품과 달리 9단계로까지 조절할 수 있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뽑은 가장 큰 장점은 철 제품이 아닌 휴지나 손을 갖다대면 꺼져버린다는 점이에요. 일반 전기레인지보다 식는 속도도 빨라서, 불이 옮겨붙거나 어린 자녀가 화상 당할 일은 없다고 보면 되죠”라고 연 대표가 전했다.

연 대표의 말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전기레인지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가스 요금 인상과 함께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의 유럽과 일본에서는 전기레인지 사용이 일반화돼있다. 우리나라 전기레인지도 지난 2006년 12만대에서 지난해 30만대가 팔리는 시장이 됐다. 오는 2016년에는 120만대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새로운 건물이 지어질 때 법으로 전기레인지 사용을 의무화해놨다고 한다.

연 대표는 “이제부터는 전기레인지 시장도 많이 변해갈 꺼에요. 선진국의 사례가 있어서 기대되는 점이기도 해요.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시장은 그만큼 넓어지고 여러 가지 물건들도 다양하게 나오겠죠? 사람들은 취향에 맞게 물건을 사면 되는 거에요. 우리나라 법도 소비 성향에 맞게 변하게 될 거라고 확신이 듭니다”라고 내다봤다.

전기레인지 경우에는 내구연한은 20년에 이른다고 한다. 실제 5~7년의 사용 연한을 가진 가스레인지와의 비용적인 면에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효율적일 것으로 연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9월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결혼박람회’에 참가해 지역의 한 결혼업체와 제휴를 맺기도 했다. 이제 막 살림을 차리는 신혼부부가 타깃이다. 앞으로 전기레인지를 통한 요리 교실과 함께 지하 1층에 있는 카페에서도 요리와 연관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기레인지는 이미 서울을 비롯한 여러 광역시에서는 보편적인 상품이에요. 대구가 유일하게 초기 사업으로 된 경우죠. 알려지지 않은 만큼 뚫고 나가야죠”라고 그는 자신감을 보였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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