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의 흡연을 바라보며
요즘 청소년의 흡연을 바라보며
  • 승인 2014.10.2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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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겸
폴리텍대학 대구캠퍼스 교수
근 사회에서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폐해가 사회 문제화되면서 흡연이 반사회적인 행동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로 인해 극장, 도서관, 대중교통시설 등 거의 모든 공공장소의 건물에서 흡연이 법적으로 금지되고 있다.

담배는 본인의 건강만이 아닌 주변 사람들의 건강에도 해가 된다. 따라서 담배에 불을 붙이기 전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양해를 구하는 것이 예의다. 니코틴은 ‘담배’라는 이름으로 만 19세 이상인 성인들을 대상으로 사회 안에서 통용되고 있다. 니코틴에 대해 한국 사회의 관용도가 여타 다른 약물에 비해 높다는 점, 불법으로 규제되어 있지 않은 합법적인 약물이라는 점 때문인지 담배는 한국인에게 애용되고 있으며, 니코틴 중독이 가져오는 건강상의 폐해도 여전히 크다.

담배가 허락된 구역 안에서만 흡연하여 간접흡연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면 흡연은 법적으로 어긋난 행위는 아니다. 이 때문에 사회 구성원들에게 간접흡연의 피해가 양산되는 사안을 제외한다면 직접 흡연에 대한 강력한 제재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청소년 흡연의 경우는 다르다. 청소년보호법에서 담배는 주류, 마약류, 환각 물질과 더불어 ‘청소년 유해약물’로 분리되어 만 19세 미만의 니코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언론매체의 보도나 학교생활 지도 시 흡연은 곧 청소년 일탈의 대표적인 사례로 문제시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흡연이란 판단 능력이 아직 온전하지 않은 청소년 또래 안에서 일어나는 비이상적인 판단에 의한 일탈, 또는 탈규범적 행위처럼 여겨진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성인 남자의 경우 흡연이 일탈의 아이콘으로 여겨지진 않고, 흡연의 동기가 되는 사회역할 모델집단이 드러나지 않는다.

이처럼 성인 흡연과 다르게 청소년 흡연만을 즉흥적이고 경솔한 판단에 의한 일탈로 여기면서 사회 문제로 여기는 관점은 주목할만한 특이한 현상이다. 청소년은 성인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불완전한 존재이고, 또래 집단의 영향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분위기에 휩쓸려 감정적으로 흡연할 우려가 있다는 점과 청소년의 흡연은 폭력, 절도나 강도 등의 일탈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약물 중독이 사회적 문제임에 이론을 제기하는 사람은 드문 것에 비하여 흡연에 대해서는 ‘담배는 커피와 같은 기호식품일 뿐’ 흡연 자체를 심각한 사회문제로는 여기지 않는 듯하다.

앞으로의 세대를 이끌어갈 주체인 청소년들의 흡연은 성인 흡연과 마찬가지로 의료비용 등 경제사회적인 비용을 증가시키는 사회문제이다.

아버지가 담배 피우시는 모습이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던 어릴 적, 부모님 몰래 화장실에서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어보았던 기억들이 모두 있을 것이다. 필자 또한 단순한 호기심에 그러한 것 같다. 철없던 20대 중반에 담배를 배워 30대 중후반까지 흡연했던 필자는 당시 담배 없이는 하루도 못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담배를 피울 때도 “오늘만 피우고 끊어야지”라고 하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으나 금연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후 우연히 미국에 출장을 다녀오면서 13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야 하는 일이 있었다. 흡연 충동이 강했지만 비행기 안에서는 흡연을 할 수 없었다. 참아야 한다는 집념으로 13시간을 버티어 흡연의 유혹을 이겨냈다. 그 후 지금까지도 금연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순진하고 예쁜 아이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면 수많은 생각이 든다. 백해무익한 담배를 어린 나이에 피우기 시작한다면 지금의 필자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흡연을 할 것이고, 나중에는 금연을 위해 더 큰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야 할 것이다.

아직 어린 우리 아이들이 사회적인 측면에서 담배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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