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
어린이들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
  • 승인 2015.01.2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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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선 대구대진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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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선 대구대진초등학교장
전 세계에서 어린이들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2014년 통계)는 오세아니아주의 뉴질랜드라고 한다. 교직자로서 그 나라에 가면 바둑의 한 수를 배워오듯, 어린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교육의 한 수를 배워올 듯하였다. 그래서 신년도 학교 특색 경영 구상도 할겸 호주와 뉴질랜드 북섬과 남섬이 있는 오세아니아주로 떠나는 여행 경비를 아까워하지 않고 떠났다.

뉴질랜드는 약자가 대접 받는 나라로서 1위가 장애인, 2위가 어린이, 3위가 여자, 4위가 애완동물, 5위가 남자라는 서열이 매겨진 배경이 부러웠다. 교육제도부터 살펴보면, 방과후 수업이 없고 대학 진학률이 64% 정도밖에 되지 않는 나라이니 과중한 공부 스트레스가 없어서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할까? 가장 잘 사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소를 키우는 농부라 한다. 천 평의 면적이 있어야 소 한 마리를 키울 수 있으며 삼백 마리를 키우면 월 삼천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소젖 짜는 일을 돕는 사람도 연봉 일억 오천만원을 받는단다. 그 다음으로 수입이 높은 직업을 가진 사람이 벽돌 타일공이요, 용접공 같은 기능공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선호하는 의사, 교사들은 봉사직일 뿐 보수도 그리 많지 않고, 국회의원, 시의원 같은 정치인들은 아예 월급이 없는 봉사직이라고 하니, 굳이 머리 싸매고 책상에 앉아 학문의 깊이를 파지 않아도 되어서 일까?

호주 시드니와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로토루아, 퀸스타운 등의 자연환경을 둘러보며 느낀 것은 어린이들에게 안정과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복된 평화는 교육 제도보다 그들이 보존하고 있는 자연환경과 함께 살기 위해 노력하는 국가 제도와 품격 있는 국민 의식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뉴질랜드의 이웃나라 호주만 해도 NUNA PARK라는 대형 공원이 망해서 국가가 관리하고 있었다. 어린이들이 사는 환경이 바로 정원과 수영장이 많은 자연환경이라 굳이 인공으로 만든 공원을 찾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란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대형 롯데 월드공원이 두 개나 있고 놀이 기구를 타려고 2, 3시간씩 줄 서서 기다리며 흥행 수익을 최대로 올려주는 시설이 결코 자랑스럽지만은 않다. 어른들이 사는 사회구조에서도 함께 사는 모습들이 보였다. 호주는 국가가 나서서 대규모의 백화점들을 허용하지 않고 동네 슈퍼마켓 규모로 운영하도록 규제를 하여 함께 사는 법을 실천하고 있었다. 뉴질랜드 국민들 의식도 그와 맥을 같이 하고 있었다. 예로서 뉴질랜드 ‘오클랜드 그랜마’ 명문 고등학교는 『15 소년 표류기』에도 나온 학교로 뉴질랜드 수상이 다닌 학교요. 영국 황태자가 유학 온 학교이지만 이 학교 옆에 교도소 건물이 붙어 있는데도 혐오감이나 땅값, 집값 하락을 우려하여 학부모들이 데모하거나 지역이기주의 같은 성향을 보이는 일이 없다는 사실에 정신이 퍼뜩 들었다. 우리나라가 아프리카나 케냐같은 나라에서 여행 오는 사람들에게 관광진흥보조자금을 지원해 주듯이, 뉴질랜드도 자기 나라에 여행가는 한국인들에게 관광진흥보조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하니 경제적 후진성 뿐 아니라 정신적 후진성을 계도하기 위한 배려를 받는 것 같아서 부끄러웠다. 심지어, 동물원 시설을 최소화하고 우리에 가두는 동물의 수를 가장 적게 줄여 동물 학대도 방지하고 있었다.

더 부러운 것은 뉴질랜드 북섬의 레드우드 수목원을 소유한 대부의 배려심이었다. 2만평 임업지를 지역 주민들이 즐기도록 남겨두었는데 여기서 피터 잭슨 감독의 영화 「반지의 제왕」「킹콩」을 위시하여「아바타」「헤리포터」「쥬라기 공원」들 같은 대작들이 제작되었다고 한다. 가진 사람의 여유로운 베품이 얼마나 품격 있게 느껴지는지. 그리고 그 품격의 빛깔이 어디서 오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러다가 세계에서 유명한 부자들이 모인다는 뉴질랜드 남섬의 밀브럭 리조트 골프장을 들어서면서 자연에서 얻은 돌을 그대로 이용하여 돌담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보고 ‘그래, 여기 사람들의 품격은 바로 저런 자연에서 얻은, 자연 그대로의 빛깔이구나!’하고 감탄하였다. 그러고 보니 이 나라 사람들이 입는 옷 색깔도 수수한 자연색옷을 럭셔리의 미로 즐겨 입고 있었고, 학교나 집들도 자연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수한 색깔로 칠해두었다, 물건을 팔아도 상품을 포장하거나 광고하지 않고 파는 허세가 없는 나라였다. 종자 개량으로 먹거리를 병들게 하지도 않고 농약이나 살충제는 아예 사용하지 않아 조류독감, 구제역, 광우병 같은 병도 없으며 신생아부터 여섯 살 난 어린이들에게 정부에서 초유를 먹여 면역을 강하게 키우는 나라였다. 병이 났다 해도 ACC 제도로 아픈 사람들을 국가에서 무료로 치료해주는 시스템이 되어 있는 나라였다. 초등학교 건물도 모두 일층으로 낮으막하게 지어져 있다. 창틀에 올라갔다가 떨어지거나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일은 아예 없는 안전한 구조의 학교였다. 무엇보다 부러운 것은 ‘오늘, 미세 먼지 수치가 높으니 가급적 실내에서 생활하고 운동장 수업은 자제해주세요.’하는 학교장의 우려 방송이 필요 없는 먼지 제로의 나라였다. 뉴질랜드 남북섬 인구를 합해도 450만명으로 대구 인구(250만명)의 두 배 정도 밖에 안 된다.

뉴질랜드 상공,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 남한 면적의 2.7배 되는 넓은 땅을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이 나라 어린이들은 발뒷꿈치를 들고 다니며 아파트 층간 소음 때문에 마음 조리며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없겠다! 운동장에서 노는 날짜를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이 요일을 정해 윤번제로 사용하지 않아도 되겠다!’ 부러움을 제쳐두고 닭장처럼 좁은 땅에서라도 우리학교 어린이, 아니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행복을 찾아줄 방책을 생각해봤다. 자연을 최대한 가꾸고 잘 이용하여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도록 도와주는 일이 우선되어야하겠다. 아울러, 어른들도 조바심을 버리고 마음 평수를 넓혀 서로 배려하며 함께 사는 본을 보여주어야 하겠다. 그리고 뉴질랜드는 18세부터 31세까지 젊은 층의 이민자를 받는다고 한다. 우리 어린이들도 세계무대 속에서 기회를 잡고 큰 꿈을 펼쳐야 할 때다. 어린이들이여, 꿈을 키워 지구 밖으로 행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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