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선지를 편다.
그대의 등을 어루만지듯
하얀 화선지를 쓸어내린다
그대의 보이지 않는 섬모가
숨을 쉬듯이 화선지도
내가 알지 못하는 인드라의 바다가 있으리라
저 파미르 너머의 하얀 달밤처럼
함부로 그대의 영토를 허락하지 않는
▷▶이상번 경북 청송 출생. 1990년 ‘우리시대 젊은 시인들’ 제4집 신인 당선. 현대불교문인협회 대구경북지회장 역임. 시집 ‘스탑 더 워’
<해설> 시인에게 화선지의 신비함이 있다. 인도의 신 인드라처럼, 넓은 지역의 파미르 고원처럼 화선지의 세계는 넓기만 하다. -안종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