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예술가 눈에 비친 현대사회의 모순들
젊은 예술가 눈에 비친 현대사회의 모순들
  • 황인옥
  • 승인 2015.03.0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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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훈·홍지철 2인전
분도갤러리 21일까지
홍지철 전시작
홍지철 전시작
한승훈작Emptiness
한승훈 전시작
분도갤러리 3층에서 열리고 있는 ‘(한승훈 +홍지철)²’전의 작가 조합이 똑 떨어졌다. 2인전의 주인공인 한승훈과 홍지철의 스타일은 달랐지만 상충하기보다 상생적인 궁합으로 느껴졌다. 고정적인 애호층을 가지고 있는 30대 초반인 이들은 공통적으로 평면 회화를 추구한다. 하지만 한승훈이 ‘현대인의 외로움’이라는 개인적인 차원을, 홍지철은 자본주의, 대량소비, 노동문제 등의 사회적인 차원을 다룬다는데서 서로 다르다.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학과를 졸업한 홍지철의 소재와 주제는 다국적 기호품인 커피다. 그의 평면에는 흑인 남자 아이가 커피가루와 물감을 섞은 재료로 강렬하게 표현돼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커피는 생산지의 노동자들의 턱없이 낮은 임금과 고된 노동력의 산물이다. 어린 아이들도 커피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그림 속 흑인 남자 아이는 ‘커피’ 이면에 존재하는 불편한 진실이다.”

갤러리 분도의 카코포니 전시를 통해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선 홍지철은 커피를 통해 원료 생산국과 완제품 판매국 혹은 소비국 사이에 벌어지는 불평등을 이야기한다. 5달러 짜리 지폐나 엔디 워홀 작품 속 마를린 몬로가 흑인 소년의 뒷배경으로 사용된 것도 이 때문이다. 작가는 커피 외에도 자본주의와 무분별한 대량소비 등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문제로 확장하며 사회를 바라보는 자신의 입장을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한승훈은 섬세한 붓놀림으로 팝아트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일명 ‘브라이스(BLYTHE)’라고 불리는 여자 아이 인형을 작품의 전면에 내세우며 현대인의 공허한 외로움을 잔잔하게 표현하고 있다.

최근 그의 작품은 팬시용품의 이미지로도 활용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노트, 스티커, 파우치, 다이어리 등에 그의 작품 이미지가 사용된 것. 그가 작품에 담아놓은 도시인의 외로움이 팬시용품에서는 도도하면서도 이지적인 여자 아이의 감성으로 일상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전시는 21일까지 갤러리분도. 053)426-5615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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