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굽어 도는 산사
대웅전 부처님께
삼배 올린 마당귀
“등 하나
달고 가세요”
옷깃 살포시 잡는 소리
“꽃그늘만 드려 놓은
가난한 절입니다”
그 눈빛 너무 맑아
잰걸음 되돌리어
지은죄
속죄하는 양
연등 하나 걸던 저녁
▷▶이희숙 1955년 경북 청도 출생. ‘시조세계’ 신인상 등단. 한국시조시인협회,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시조세계시인회 회원. 시조집 ‘눈물이 향기였네’
<해설> 고즈넉한 山寺의 이끌림에 찾아가던지, 어떤 소망을 위해 찾아가던지, 성인의 높디높은 가르침을 받기위해 찾아가던지, 나약한 자신을 위로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드는 곳이 山寺다. ‘꽃그늘 드려 놓은’ ‘그 저녁’ 연등하나 다는 시인의 마음에 평화가 머물길 바란다. -정광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