仁에 대한 공자의 답변은 무엇일까?
仁에 대한 공자의 답변은 무엇일까?
  • 승인 2015.10.0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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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전 중리초등
학교장
한가위가 지나고 날씨가 독서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추분이 지나면 낮이 개미허리만큼 짧아진다고 한다. 조금씩 길어지는 밤은 독서삼여에 해당된다.

이 가을 한권의 책을 권한다면 우리가 일상생활 대화에 도움이 되고 어디에서나 고사성어로 많이 접하는 내용의 논어를 추천하고 싶다.

한 번 쯤은 여러 유형으로 번역 된 논어 책들을 읽었겠지만 정독을 하면 또 다른 의미의 발견과 생활인의 지혜를 얻게 된다. 무려 3천명이 넘는 제자들을 거느리고 천하를 주유한 공자가 제자들과 논(論)한 말씀이 논어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관련하여 교사들에게 강의할 기회가 있어 대구도림초등학교에 갔었다.

교장실에는 추사체로 ‘공관신민혜(恭寬信敏惠)’라고 쓴 액자가 걸려있었다.

제자인 자장이 공자에게 인(仁)에 대하여 물었을 때, 다섯 가지의 미덕을 세상에 실행한다면 이것이 곧 인이라고 대답하였다.

그 다섯 가지란 공손함(恭), 관대함(寬), 신의(信), 민첩함(敏), 은혜(惠)이다.

공손하면 모욕을 당하지 않고, 관대하면 많은 사람들을 얻으며, 신의가 있으면 사람들이 신임하여 따르고, 민첩하면 공적을 쌓을 수 있으며, 은혜를 베풀면 만족스럽게 사람을 부릴 수 있다고 제자인 자장에게 자세히 일러주었다.

자장은 얼굴이 미남이고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매사에 적극적이었던 인물이다. ‘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의 고사에 나오는 넘침(過)의 대상자가 바로 자공이다. 그래서 공자는 항상 자공에게 외모와 출세보다는 인과 덕을 베풀라고 가르쳤다.

윤보식 교장은 부임을 하면서 이 글씨를 선배에게 청탁하여 선물 받아서 액자로 만들어 가지고 왔다고 하였다. 어쩌면 자신의 좌우명 같기도 하고, 교육관, 교직관, 교사관일 런지도 모른다.

매일 교장실에서 ‘공관신민혜’ 글자를 보면서 스스로를 추스르고 학생들과 교사들에게는 은연중에 감화와 감동으로 훈도(薰陶)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섯 가지의 미덕을 무언중에 실행하고 묵묵히 실천하리라 생각하니 무척 존경스러웠다.

논어를 읽으면 여러 군데에서 제자들이 인(仁)에 대하여 공자에게 질문한 부분들이 나온다. 무엇이 인이다 하는 식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인은 인간의 어떠한 마음의 형태 속에 있는 것이다 하는 방법적인 관념으로 가르쳤다고 볼 수 있다. 생각한 것을 다시 생각하는 메타인지(meta cognitive)적 발상과도 같은 이치이리라.

인(仁)의 정의처럼 되어있는 ‘극기복례(克己復禮)’는 안연의 질문에 대한 공자의 답변이다. ‘극기복례’란 자기 스스로를 이겨서 예의로 돌아가자는 내용이다.

공자는 안연에게 세목을 말하면서 ‘예의가 아니면 듣지 말고, 예의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의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의가 아니면 행하지 말라.’고 하였다. 안연은 공자의 수제자로 이것을 가장 잘 실천한 제자였다.

이렇게 스스로를 이겨서 예의를 행하면 천하가 인(仁)으로 돌아올 것이며, 이 인(仁)은 결국 자기로 말미암아 의존해 나오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 제자 번지(樊遲)는 인에 대하여 세 차례나 물었다. 공자는 옹야편에서는 어려움을 먼저하고 뒤에 공을 얻으면 인이다. 안연편에서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인이다. 자로편에서는 언제나 단정한 용모와 겸손한 태도, 솔직한 마음으로 과오가 없어야 하고, 진실하게 사람과 사귈 것을 말하였다.

자공의 질문엔 현자를 잘 섬기고 덕이 있는 선비를 벗하라고 하였다.

중궁의 질문엔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말라 하였다.

사마우의 물음엔 언행이 일치하지 못할까 두려워하여 말을 삼가 하려는 그 마음이 인이라 하였다.

공자는 항상 똑 같은 말로만 되풀이하여 답변하지는 않았지만 답은 충서(忠恕)로 일이관지(一以貫之)했다, 즉 일관(一貫)되게 성실과 자애로 마음(心)에 중심(中)을 잡고 마음(心)을 같게(如)하였음을 알 수 있다.

여러 제자의 같은 질문에 다르게 답한 공자의 교육 방법은 교훈과 지식을 그대로 전달하지 않고 생활을 첨부해서 주는 방식이었다. 인(仁)을 철학적으로 유식하게 풀이하지 않았다. 지금의 우리들은 머리로만 지식을 받아들인다.

논어를 읽는 즐거움은 역시 발견의 기쁨에 있었다. 어짊(仁)은 단지 머리로 받아들이는 지식이 아니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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