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사랑 마음 담아 열창…“독도야”
나라사랑 마음 담아 열창…“독도야”
  • 남승렬
  • 승인 2016.04.2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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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사모곡 부른 가수 유찬

日 독도 영유권 주장에 분노

생활 속 장면들에 영감 얻어

2013년 첫 노래 ‘독도야’ 제작

배달업 하며 틈틈이 무대 올라

독도문화 대축제·독도 방문

‘잊지 못할 최고 경험’ 꼽아

미니앨범 제작·배포 예정

“독도 행사라면 어디든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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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찬씨가 ‘2014 대한민국 독도문화 대축제’에서 열창하고 있다.

경북 포항 토박이 유찬(48·본명 유덕근)씨는 정작 이름보다 그를 수식하는 말로 더 유명하다. ‘독도 가수’ 유찬. 우리 땅 독도를 알리는 노래 ‘독도야’를 부르면서부터 사람들이 그를 일컫는 말이다.

유씨는 학창시절 밴드활동을 하면서 가수의 꿈을 키웠다. 당시 노래 좀 부른다는 많은 학생들이 그랬듯 ‘국민가수 조용필’처럼 되고 싶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조용필을 좋아했어요. 거리에서 조용필씨의 히트곡 ‘단발머리’가 들릴 때면 걸음을 멈추고 따라 부르곤 했습니다.”

노래를 좋아했던 유씨지만 결혼을 하면서 가수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자신의 꿈보다는 당장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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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가리키며 미소 짓는 유찬씨.
◇ 일본 도발에 분노하며 만든 ‘독도야’

유씨가 독도와 인연을 맺은 것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구들과 모여 생맥주를 마시다 TV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뉴스를 본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친구들은 터무니없는 일본의 독도 도발에 분노하며 음악적 재능이 있는 유씨에게 독도 관련 노래를 만들어보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독도 노래를 만드는 것은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머리를 싸매고 책상에 앉았지만 마음을 울리는 노랫말이 쉽게 떠오르지 않아 거리를 헤매거나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들을 내려주는 태권도학원 차량 한 대가 유씨의 눈에 들어왔다. 차에서 내린 어린 아이들은 절도 있는 동작과 우렁찬 목소리로 “태·권·도! 관장님 안녕히 가십시요”라며 인사했다.

유씨는 그 자리에서 차를 세우고 가사를 썼다. ‘태·권·도!’라는 아이들의 씩씩하고 힘찬 목소리에 노랫말이 떠오른 것이다. ‘독도야’의 한 소절 ‘우뚝 솟은 태극 자태’는 이렇게 지어졌다.

꿈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 가사를 쓰기 시작한 지 보름 정도가 지났을 때다. 유씨의 꿈에 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형체의 검은 그림자와 함께 꽃들이 나타났다.

잠에서 깨어나 곰곰이 지난밤 꿈을 되새겨보던 유씨는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독도의 동도와 서도였으며, 꽃은 무궁화였다는 것을 떠올렸다. 이 꿈이 모티브가 돼 ‘세계 속에 피어나라 태극 품은 무궁화로’라는 가사가 탄생했다.

좋은 노래를 만들고 싶은 간절함은 생활 속에서 영감을 얻게 해줬고, 이는 2013년 6월 세상에 처음 선보인 유찬씨의 독도 사모곡인 ‘독도야’로 탄생했다.

◇ 잊지 못하는 ‘대한민국 독도문화 대축제’

난방유 배달업을 하는 유씨에게 가수 활동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그는 전업 가수와는 달리 바쁜 일상을 쪼개어 노래를 부르고 있다. 회사에서든 배달하는 차 안에서든 그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틈이 날 때마다 노래를 부른다. 덕분에 가까운 사람들은 그를 ‘독도야’라고 부른다.

그의 열정이 마을 구석구석에 전해진 것일까.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한 동생이 공간을 마련해줘 최근에는 그곳에서 곡을 만들거나 노래를 부른다.

“독도를 노래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애국한다는 마음으로 부르기 때문에 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유찬씨는 독도에 마음을 다하는 가수다. 대중성 있는 노래를 부르며 이름을 알릴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늘 독도와 호흡하는 가수로 남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지난 2014년 ‘대한민국 독도문화 대축제’에서 ‘독도야’를 열창할 때였다.

독도재단이 ‘독도의 달’을 맞아 서울 광화문에서 개최한 이 행사에는 3천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유씨는 이날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다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아직도 그 무대가 생생히 기억납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독도 노래를 부르니 가슴이 벅찼죠. 세상의 모든 것을 얻은 느낌이었습니다.”

◇ 그토록 그리던 독도를 밟다

지난해에는 꿈에도 그리던 독도 땅을 밟았다. 독도로 가는 배를 탄다고 다 독도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상 조건이 좋지 못하면 접안이 어려워 독도 관광객 중 20% 가량은 배를 타고 독도 주변을 도는 것으로 만족해야 된다.

유찬씨가 독도를 찾은 날도 그랬다. 파도가 심해 접안이 어려워진 것이다. 유찬씨는 ‘오늘이 아니면 안된다’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그의 마음이 독도에 전해진 것일까. 풍랑은 잔잔해졌고 드디어 유씨는 그렇게 목이 터져라 불러왔던 독도와 만났다.

“아직도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독도에 발을 딛는 순간, ‘독도야! 유찬이가 왔다’고 인사를 건네니 ‘유찬아 반갑다’며 화답하는 것 같더군요.”

유씨는 독도에 올라 자신이 만든 곡 ‘독도야’를 열창했다. 음향기기도, 반주도 없었지만 그 어떤 날보다 멋진 무대였다.

유찬씨는 현재 두번째 앨범을 제작하고 있다. ‘독도야’를 비롯해 ‘통일로 가자’, ‘님의 모습’ 등의 곡이 담긴 미니앨범을 만들고 있다. ‘통일로 가자’, ‘님의 모습’ 이 두 곡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았다. 유씨는 1만장 정도의 앨범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계획이다.

유찬씨는 항상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노래를 부른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란다.

그는 “독도가 곧 나 자체이고 내가 곧 독도라는 생각으로 매번 최선을 다하고 싶다. 독도와 관련된 행사라면 언제, 어디라도 달려가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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