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4일 수성아트피아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은 수레를 타고 가는 가족을 묘사한 그의 대표작에서 제목을 따왔다. 불꽃 같은 삶을 살다간 이중섭의 인생과 그림의 소재들이 무대 위의 오브제로 등장한다.
이 연극은 1991년 초연되어 서울연극제 작품상, 희곡상, 연기상을 석권했고, 동아연극상 연기상, 무대미술상까지 수상하면서 90년대 초반 한국연극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23년만에 초연무대를 이끌었던 작가 김의경, 연출가 이윤택, 그리고 오브제예술가 이영란과 명동예술극장이 의기투합해 재공연됐고, 지난 3월에는 33개국, 171개 팀이 참가한 남미대륙 최대의 공연예술축제인 콜롬비아 이베로아메리카노국제연극제에 공식 초청돼 보고타 국립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됐다.
연출가 이윤택은 사실적인 무대장치 대신에 살아 움직이는 상징을 만들고자 배우들과 그들이 직접 움직이는 오브제로 무대를 채웠다. 그림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소, 아이들, 물고기, 새 등 이영란 디자이너의 오브제들이 배우들의 움직임과 함께 이중섭의 그림이 돼 그의 예술세계를 생생하게 표현한다.
이중섭을 연기한 윤정섭(49회 신인연기상)과 김소희(45, 50회 연기상), 김미숙(43회 연기상), 이승헌(38회 연기상), 오동식(52회 신인연기상) 등 동아연극상 연기상 수상에 빛나는 연희단거리패 대표배우들이 극중 인물이자 오브제로 빛나는 앙상블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한국 현대연극의 산증인 故김의경 선생의 대표작이다. 그는 1960년 실험극장 창립멤버를 시작으로,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베세토연극제 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한국뮤지컬의 역사를 만든 현대극장(1976년 창단)을 이끌며 한국 현대연극의 역사를 일군 산증인이다.
올 4월 김의경 선생이 타계하면서 유작이 된 이 작품은 평생을 그림에 바친 이중섭과 평생을 연극에 바친 故 김의경 선생의 예술혼에 대한 헌정이기도 하다. 공연은 6월 3일 8시, 4일 3시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전석 3만원. 053-668-1800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