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소통하고 쉴 곳 어디 없나요?”
“배우고 소통하고 쉴 곳 어디 없나요?”
  • 정민지
  • 승인 2016.06.1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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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사회' 지역청년, 갈길은 없는가 (5)청년 공간

청년단체 공간 5곳 불과

2030 교류공간 갈증 호소

市, 작년 청년조례 제정

이달 통합 커뮤니티 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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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시 청년허브 1층에는 주말을 맞아 이곳을 들른 사람들이 책을 읽거나 작업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정민지기자
지난 18일 오후 5시께 서울시 은평구 청년허브 건물. 토요일인데도 인파로 북적였다. 입주 단체 사무실은 대부분 불이 꺼져 있었다. 하지만 공동 공간에선 회의하는 사람, 혼자 노트북을 들여다보거나,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사람 등 여러 사람들이 각자의 일에 몰두해 있었다. 벽면 곳곳에는 책모임, 인문학 강좌, 도시텃밭 워크숍, 프리마켓 등 참여자 모집 안내와 입주 단체들이 작업 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정돈되지 않은 듯하나 나름의 규칙이 있는 듯한 이 공간은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으로 질병관리본부가 이전한 건물에 조성됐다. 부지만 10만9천㎡(3만3천평)에 달해 장기 전세주택, 어르신 행복타운, 시청 시설 일부 이전 등 수년간 온갖 개발 계획이 나왔다.

지난 2013년 서울시는 이 공간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파크로 최종 낙점했다. 원래 건물에 서울시 중간지원조직(마을종합지원센터,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허브, 인생이모작지원센터) 등이 입주했다. 청년허브도 그중 하나다.

이곳에서 만난 강지현(여·29)씨는 “집에서 가까워 산책삼아 주말마다 온다”며 “개방된 곳이라 좋다. 관심있는 강좌가 있으면 듣기도 하고 정보도 얻어간다”고 말했다.

최근 대구에서 서울로 직장을 옮긴 김선희(여·37)씨는 대구생활의 가장 큰 답답함으로 “갈 데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카페, 술집 등은 많이 있지만 마음 편히 교류할 수 있는 공간에 갈증을 느꼈다.

그는 “기본적으로 (대구에) 젊은 사람이 없고, 그나마 있는 사람들도 만나고 이야기하고 생각을 나눌만한 곳이 없다”며 “단체는 너무 ‘그들만의 리그’ 같고 취미활동, 스포츠 동호회는 돈만 들고 별로 남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정모(34)씨는 두 달 전부터 지역 독립서점에서 열리는 독서모임에 참여 중이다. 자연스럽게 또래를 만날 수 있는 기회라 여겼다.

평범한 대학생, 직장인들이 지역 내 공간에서 평일 저녁에 만나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얻는 것이 매력이라고 했다. 정씨는 “친구가 고민상담 앱과 팟캐스트를 운영해 나도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을 했다”며 “주변에 없는 스타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구시 고용·노사민정협의회에서 낸 ‘2015 청년살이’에서도 ‘공간’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34명의 대구 청년들과 26개 청년단체(동아리)를 인터뷰 결과 지역 청년단체(동아리) 중 독자적 공간을 가진 곳은 5개 정도에 불과했다.

지난해 대구시는 ‘청년 기본조례’를 제정, 청년들의 소통·교류, 협업 활동 등의 거점이 되는 ‘청년센터’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중구 민들레빌딩 2~4층을 임대, 사회적경제·청년·시민공익활동 지원센터를 마련했다. 협소한 공간에 3개 조직이 들어서 서울시 청년허브처럼 청년단체에 공간을 임대하는 방식이 아닌, 통합 커뮤니티 공간이 될 예정이다.

이상민 청년소통팀장은 “이달 말 운영을 시작하면 청년정책네트워크 등 사업부터 추진하게 된다”며 “타 지역 사례를 대구시 실정에 맞추되 청년단체뿐 아니라 일반 청년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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