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확장안 검증은 쇼”
“김해공항 확장안 검증은 쇼”
  • 곽동훈
  • 승인 2016.07.2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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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공항 통합이전안
이미 수용한 마당에
“수억 들여 검증 한들
무슨 소용 있겠나”
권시장 ‘집착’ 비판 여론
대구시가 대구공항의 ‘K2 분리안’을 접고 ‘민간공항과 통합이전’에 속도를 내기로 한 가운데, 수억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김해공항 확장안 검증작업의 실효성이 도마위에 올랐다.

이를두고 시로부터 공조 검증 임무를 부여받은 대구경북연구원 일부 관계자들 조차 ‘의미 없는 검증’이라며 입장을 밝혔고, 시민단체 역시 “검증은 수억원짜리 ‘생색 행정용 쇼’에 불과하다”며 권 시장의 안일한 대응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권영진 시장은 지난달 25일 동성로에서 열린 ‘남부권신공항 백지화 진상규명 촉구대회’에서 정부의 신공항 백지화 발표에 분개한 2천명의 시민들에게 “남부권 신공항의 꿈은 아직 끝나지않았다.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통해 밀양 입지에 대한 우수성을 다시 밝혀내겠다”며 검증결과에 따라 신공항 재추진 가능성도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불과 한달 후 권 시장의 입장은 기존 진상규명 후 밀양 재추진 의사에서 정부측이 제시한 통합이전안을 수용하겠다며 돌변했다.

특히 통합이전을 하더라도 밀양 이전은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어 시민들을 대상으로 면피성 발언만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미 김해 공항 확장안이 확정됐고, 정부측에서 통합이전 얘기가 나온 가운데 밀양 신공항 재추진은 소모적인 결과만 낳을 것”이라며 “아마도 검증 후 ADPi 자료에 오류가 나오더라도 재추진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지난 26일 대구상공회의소 ‘공항 이전 대책과 관련 간담회’에서 “이전 방향을 빨리 정하지 못할 경우 K2이전 사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일부 분리 이전을 주장하는 여론이 있지만 통합이전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하며 참석한 상공위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같이 권 시장의 입장이 바뀐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지난 11일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검증결과가 공정했다”고 규정했기 때문이고, 둘째는 경북도가 “K2만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나서면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통합이전안에 수억원의 혈세가 들어가는 검증 카드가 무슨 소용이 있겠냐는 지적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항 전문가는 “검증이라는 카드가 일반적으로 기존 안을 깨기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지만, 지금과 같이 정부의 통합이전안을 수용한 권 시장의 행보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신공항 재추진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권 시장은 기존에 꺼내든 검증 카드를 여전히 내려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직을 걸고 투쟁해 온 서병수 부산시장과 비교되는 가운데 백지화 이후 꺼내든 유일한 출구전략인 검증 카드가 무산되면 자칫 시민단체들과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하늘길 살리기 운동본부 관계자는 “김해공항 확장안 검증은 수억원의 혈세가 들어가는 쇼에 불과하다. 지금 지역 관문 공항이 없어지는 판에 속이 보이지않는 정부의 선물을 받아들고 공항이전(민·군 통합)에만 몰두하는 권 시장의 행동도 결코 이해할 수 없다”며 “검증을 해봤자 정부에서 콧방귀도 뀌지 않을것이다. 정부의 말대로 따르는 통합 이전안을 추진하면서 정부의 의사에 반하는 재검증 절차는 누가봐도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 입맛에 맞게 어떻게 변질됐을지도 모르는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자료를 대구시가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 받았는데 이게 제대로된 검증이 되겠냐”며 “대구경북 연구원에서도 검증 자체에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우리에게 밝혀왔다”고 덧붙였다.

곽동훈기자 kwa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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