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6시면 ‘脫대구’ 빈껍데기만 남는 신서 혁신도시의 휴일
금요일 6시면 ‘脫대구’ 빈껍데기만 남는 신서 혁신도시의 휴일
  • 김종현
  • 승인 2016.09.2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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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임직원들

수도권 집에서 쉬고

월요일 아침 대구로
대구시 동구 신서동 혁신도시의 금요일은 서울 집으로 돌아갈 생각에 들뜬 직장인들이 넘친다. 저녁 6시 근무가 끝나면 한국가스공사 등 입주 공공기관에서 제공한 대형 관광버스 20여대가 많게는 800여 명의 직원들을 서울로 실어 나른다. 신서동 혁신도시에 근무 중인 공공기관 임직원 수를 3천200명 정도로 잡는다면 이전 기관 직원의 1/4이 대구를 벗어나는 셈이다.

나머지 직원들도 대구를 벗어나 각자 고향을 찾거나 포항 등지로 나들이가는 경우가 많아 주말에 대구에 남는 인원은 그리 많지 않다. 이처럼 혁신도시에 근무하는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주말마다 대구를 벗어나는 것은 직원의 70%가 대구로 주소를 옮기지 않고 서울에 연고를 그대로 뒀기 때문이다. 대구시 혁신도시지원팀 박길우팀장은 “대구 정착률이 30%를 밑도는 이유는 대부분 자녀 교육때문이다. 40대 공무원의 자녀가 고등학생인 경우 지방으로 전학시키기가 쉽지 않다. 거주이전의 자유가 있는데 강제로 이주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자녀가 아주 어리거나 대학을 마친 연령층에서는 부부가 함께 이주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교육은 무조건 서울에서 시키려는 풍조가 지역사회에도 팽배한데 이들만 탓하기는 어렵다. 결국 지방교육이 살아야 혁신도시도 살 수 있다는 결론이다.

혁신도시 내 초등학교는 스마트학교로 알려진 새론초등학교가 2014년 개교했고 이달부터 숙천초등학교가 문을 열었다. 중학교는 새론중학교 1개교, 고등학교는 특수목적고인 1과학교 1개뿐이다. 정보화 교육에 특화하며 시설이 잘 갖춰진 새론초등학교에는 혁신도시 인근 동호동 아파트 주민들이 위장전입을 해서라도 전학을 보내려고 할 정도로 인기다. 하지만 중·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학생이 없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혁신도시에 들어온 이주 직원들의 자녀교육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특수목적고 외에 일반고등학교가 필요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할 학생이 없어 일반고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고등학생 자녀는 거의 모두 서울에 있으니 학생이 없고 학생이 없으니 학교를 못 만든다.

혁신도시에서 주민들과 지역밀착사업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이전 공기업들이 2013년께 처음 내려올 때 구내식당 사업자를 서울지역의 업자로 선정하고, 회사업무 관련 인쇄소도 서울의 업체를 끼고 내려온 것으로 안다.”며 “혁신도시가 당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전기업들이 지역에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이전 기업들도 다소 불편하더라도 지역업체를 이용하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구혁신도시의 수용인원은 7천600세대, 2만 2천여명인데 현재 신서 혁신도시에는 인구 1만여명, 3천500세대가 살고 있다. 현재 절반 정도만 입주한 셈이다. 혁신도시를 포함하고 있는 대구시 동구 안심 3·4동 김기일 동장은 “월요일이 되면 50명 정도가 전입신고를 하러 온다. 한달에는 평균 250~300명이 전입하고 있어 다음달 5일 전후 안심 3·4동 인구가 6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며 혁신도시가 장기적으로는 정착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현재 전입자의 대부분은 대구·경북 인근지역 주민들이다. 서울과 경기도에 주소를 둔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지역정착이 단기간에 높아질 전망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방균형발전과 분권을 위해 만들어진 혁신도시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지역정착을 앞당기기위해 대구시의 노력뿐만 아니라 이전기관들의 마인드 전환이 더 필요하다.

김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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