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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부모인 나 자신을 용서하는 방법

기사전송 2017-10-12, 21: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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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 (우리아이 1등 공부법 저자)



오랜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일은 직장인에게도 힘이 들지만 아이들에게도 벅찬 일이다. 늦잠 자는 습관은 몸에 빨리 적응이 되지만 일찍 일어나는 일은 아무리 오래 해도 좀처럼 습관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열흘 넘게 늦잠을 자고 늦게 일어나서 TV를 보거나 핸드폰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일상에서 벗어나 모처럼 방학과 같은 여유를 만끽한 아이들에게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생활은 다시 직장으로 복귀하는 직장인의 마음과 다를 바가 없다. 우리 아이 역시 월요일 밤에 우울해서 눈물이 날 것 같다는 너스레를 떨었다.

엄마는 아이가 아침부터 핸드폰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안 봐도 되니 학교에 등교한다는 사실이 반갑겠지만 아이는 짜증이 난다. 그러니 당연히 평소에 잘 하던 일도 못하겠다고 엄살을 부리고, 잘 가던 학원에도 가기 싫다고 징징대면서 핸드폰을 더하고 싶다고 떼를 쓰기도 한다. 엄마는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야단부터 친다.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그래도 아이가 말을 듣지 않으면 아이를 때리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그리고는 우는 아이를 바라보면서 말한다.

“네가 잘했으면 엄마가 이러겠어? 네가 잘못을 하니까 그런 거 아니야!”

그 말을 하는 엄마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한다. ‘지금 이렇게 하는 건 아이를 위해서야. 내가 잘 한 거야.’

하지만 생각해보자. 나는 아이에게 어떤 부모가 되기를 원했는가를 말이다. 훗날 아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해주기를 바라는지를 상상해보는 것도 괜찮다. 오랜 시간 함께 할 가족이자 인생의 동반자로서 아이와 내가 어떤 관계를 가지기를 바라는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정녕 어떤 삶을 살게 되기를 바라는가?’이다.

사실 아이와 나와의 관계는 나와 내 자신의 관계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내가 어린 시절 내 부모와 맺었던 관계, 내가 친구들과 했던 행동들, 내 상처, 잊고 싶은 기억이 아이를 양육하는 동안에 하나씩 올라와서 나를 괴롭히고 상처를 낸다. 그래서 아무런 상처 없이 어린 시절 부모와 좋은 관계 속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사람이 자신의 아이도 쉽게 키우는 것이다.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를 보면서 짜증이 나거나 과도하게 화가 난다면 혹시 내가 내 인생에게 화가 난 것은 아닌지, 아니면 어린 시절의 내 부모에게 화가 났던 것은 아닌지 엄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러니 만약 아이에게 과도하게 화를 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사과를 하자. “엄마가 갑자기 소리 질러서 미안해. 깜짝 놀랐지? 엄마가 사과할게.”라고 말이다. 잘못한 그 순간에 바로 사과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사과를 할 때는 엄마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말고, 자신을 합리화하는 것 역시 하지 말고, 담백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자.

아이이게 너무 심하게 했다고 느끼면서도 잘못했다고 얘기하면 엄마의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해서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은 자기 자신과 화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엄마가 소리 질러서 미안해.”라는 말은 “나는 아이에게 소리 지르는 나를 용서해.”라는 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자신을 너그럽게 용서하지 않고서는 언제까지든 아이의 잘못에 대해 너그러워질 수가 없다.

나는 이 세상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나 자신’이다. 세상에 나보다 나를 더 귀하게 여길 사람은 없다. 그러니 아이에게 말할 때는 귀한 나 자신에게 하는 것처럼 하자. 좋은 말들을 해주고, 필요한 매너를 갖추고, 다독이고 안아주자.

엄마가 아이를 이렇게 대해준다면 아이는 본능적으로 온 몸과 마음의 감각을 동원해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면서도 자신을 위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고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순간순간 나타나는 부정적이고 불쾌한 감정들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나를 위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위해준다면 아이 역시 성장한 뒤에 자기 자신을 그렇게 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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