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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되는 죽음의 공포…그 속에 담긴 삶의 교훈

기사전송 2017-11-09, 21: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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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스릴러 ‘해피 데스 데이’
생일날 살해당한 여대생
다시 살아난 후 데자뷔 겪어
주변 인물들과 살해범 추적
그 과정서 지난날 삶 성찰
영화 ‘겟아웃’ 제작진 작품
은유적 메시지로 주제 전달
반전 없지만 스릴 이어가
다소 허무한 결말 ‘옥의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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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피 데스 데이’스틸 컷.


뭇 남성의 대학교 기숙사 방. 트리(제시카 로체)는 생일을 알리는 벨 소리에 잠에서 일어난다. 전날 파티에서 만취로 인해 기억이 없지만 자신의 방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한다. 카터(이스라엘 브로우사드)의 방이다.

까칠한 여대생인 트리는 카터와의 하룻밤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기숙사로 향한다. 그리고 그날 밤, 트리는 친구들보다 늦게 파티 장소로 향한다. 어두컴컴한 작은 터널을 지나야 하는데 웬 ‘오르곤’이 바닥에 놓여 있다. 오싹한 기분이 들지만 트리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주려는 ‘깜짝 파티’로 생각한다. 하지만 갑자기 뒤에서 등장한 ‘베이비’가면을 쓴 남성에게 쫓기다 흉기에 찔려 살해당한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트리는 죽지 않고 눈을 뜬다. 생일을 알리는 벨 소리가 들리고 트리의 시야는 또다시 카터의 방이다. 그렇게 트리는 데자뷔로만 생각했던 생일인 18일을 무한 반복하며 죽고 다시 살아난다. 지칠 대로 지친 트리는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지만 정작 귀 기울이는 사람은 일면식도 없었던 카터뿐. 카터의 조언에 따라 트리는 반복되는 삶을 벗어나기 위해 ‘진범’을 찾아 나서는 사투를 벌인다.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는 ‘타임 루프’, 그녀는 무사히 벗어날 수 있을까.

영화 ‘해피 데스 데이(감독 크리스토퍼 랜던)’는 포스트에 새겨진 ‘이것은 공포영화가 아니다’라는 문구처럼 소스라치게 놀랄 소재를 다루고 있지 않다.

올해 봄 헐리우드와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 ‘겟 아웃’의 제작진이 힘을 합친 작품으로 공포를 곁들인 코미디 스릴러물이다. 한 여대생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겟 아웃 제작진이 힘을 모았다는 데에서 은유적인 메시지 즉, 영화의 대사 또는 사물을 통해서 전달되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생일이라는 삶의 가장 중요한 날, 트리는 그동안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전까지 트리의 삶은 문란하고 이기적이며, 까칠하기 짝이 없었다. 자신을 놓고 살았다. 트리의 이런 삶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자신의 생일은 어머니의 생일이기도 한데 3년 전 그녀가 세상을 떠났다.

이 때문에 아버지의 전화를 피하며 자신의 생일조차 잊으려 했다. 삶 속에 진하게 묻어 있는 어머니의 체취를 떨쳐내기 위해서다.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은 그리 신선하지 않다. 그러나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라는 말처럼 메시지는 영화 중반에 이르러서야 가슴에 와 닿기 시작한다. 진부하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그리고 평생 가슴속에 새겨야 할 깊은 의미의 메시지다.

‘타임 루프’에 빠진 트리는 몇몇 인물로 인해 악몽에서 벗어난다. 또 의도적인 어떠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자신의 하루를 반성하며 주위 사람을 돌아보라는 것. 카터는 트리의 믿기 힘든 사실에도 의연하다. 오히려 그녀를 이해하려고 애쓴다. 그러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평소 타인과 소통하지 않던 트리에게 카터는 처음으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는 상대가 된 셈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트리의 심정에도 변화가 생긴다. 힘들고 괴롭기만 하던 하루를 웃으며 맞이하게 된다. 반복되는 매일 아침 카터의 방 문을 열고 들어오는 친구에게도 웃음 지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다. 또 아버지와의 약속 장소에 나가 그동안 피하기만 했던 생일을 마주한다.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의미. 결국 매일 아침 무심코 지나친 또 홀대한 카터에 의해 트리는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극적인 반전이 없고 괴성을 지를 만큼의 공포감은 없다. 영화 ‘스크림’을 방불케 하는 추격전이 영화 중간중간 흥미진진함을 선사한다. 입가에 미소가 번질 정도로 가벼운 웃음과 흠칫하는 놀라움이 적절하게 잘 버무려졌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뚜렷하지만 다소 허무할 정도로 끝나버리는 결말이다.

범인설정의 기준점이 애매할뿐만 아니라 트리가 삶과 죽음을 반복하게 되는 적절한 이유도 없다. 명쾌한 해답이 없음에 따라 결말에 대한 해석은 오롯이 관객의 몫이 돼버렸다.

각설하고 “오늘은 내 남은 인생의 첫날이다.” 카터의 방문에 부착된 문구를 가슴 깊이 새기자.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인 것처럼 내일을 향해.

윤주민기자 yj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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