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인연, 친정에 온듯 즐거워요”
“8년째 인연, 친정에 온듯 즐거워요”
  • 김지홍
  • 승인 2013.06.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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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섬김이’ 황순득씨

집안일 후 담소도 나눠...남자목욕은 아들이 도와

보훈청 행사·소식 전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국가 유공자와 보훈 가족들을 매주 찾아가 마음까지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보훈섬김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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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희 할머니(88)와 보훈섬김이 황순득(54)씨.
대구 수성구 시지동에 사는 이옥희 할머니(88)는 남편이 무장공비 토벌작전에서 순직한 후 홀로 3남매를 키웠다.

매주 월요일마다 할머니를 찾아오는 ‘보훈섬김이’ 황순득(여·54)씨는 할머니의 8년째 ‘친구’다.

10일 오전. 할머니 집에서 황 씨는 ‘보훈섬김이’라는 빨간 앞치마를 입고, 진공청소기를 돌리고 있었다. 집안 구석구석을 쓸고 물걸레로 닦는 황씨의 손놀림은 자신의 집을 청소하듯 자연스러웠다.

황씨는 “친정에 온 듯 매일 즐겁다. 무슨 일이 있으면 함께 기뻐해주시고 반가워 해주시고, 어르신이 하시기 어려운 일을 돕다보니 매번 뿌듯하고 보람차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매번 손걸레질하는 황 씨를 위해 몇 일전 손잡이 있는 걸레닦이를 사놨다며 딸 같은 황씨의 자랑을 늘어놨다.

이옥희 할머니는 “딸이 하나 더 있는 느낌이다. 병원 검진 예약, 은행 같은 잔심부름까지 척척해주는데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며 “어느 국가유공자 집의 아들이 지체장애를 가졌는데, 목욕시킬 사람이 없어서 황씨 아들이 목욕탕에 함께 갔다오곤 했다. 황씨 가족이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청소가 마칠 때쯤이면 언제나 할머니는 과일과 차를 내어놓고 황씨와 매주 있었던 얘기를 나눈다.

할머니는 “황씨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미망인 할머니도 소개시켜줘 서로 안부를 물으며 친하게 지내고 있다”며 “섬김이를 통해 보훈청 소식도 많이 듣게 되서 도움이 된다”고 했다.

황씨는 방문하고 있는 보훈가족들에게 보훈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행사, 소식 등을 전하는 메신저 역할도 자진해서 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보훈섬김이 활동을 해온 황 씨는 평균 하루 3가구를 방문, 10명의 보훈대상자에게 섬김이 봉사를 하고 있다.

황씨의 아버지는 6·25 상이용사로, 황씨 역시 보훈가족이다. 그는 “보훈청과는 계속 인연이 있었고, 복지관에서 무료 급식하는 봉사를 하다가 우연히 보훈섬김이 제도를 알게 되면서 이 일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섬김이 모임의 회장을 맡게 된 황씨는 “매월 섬김이들이 모여 토론하는 등 보훈가족들에게 좋은 혜택을 주게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보훈처의 ‘보훈섬김이’ 제도는 노인성 질환을 앓거나 홀로 사는 65세 이상 고령 보훈가족의 가정을 방문해 가사, 간병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 도움을 주는 복지서비스로 지난 2006년 4월부터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전국적으로 보훈섬김이는 1천100명으로 보훈대상자 1만200명을 보살피고 있다. 그 중 대구에는 90명의 보훈섬김이가 990명의 보훈대상자에게 섬김이 활동을 하고 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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