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수거 “밤이냐, 낮이냐” 딜레마
폐기물 수거 “밤이냐, 낮이냐” 딜레마
  • 강성규
  • 승인 2013.06.1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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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각 구청, 야근수당 등 부담 주간 전환 잇따라

주간 작업 땐 악취·교통혼잡 등 민원도 무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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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청이 용역업체 음식물 쓰레기 수거시간을 야간에서 주간으로 변경한 지난해 10월, 환경미화원들이 북구 대현동 경북대 기숙사 인근 좁은 골목길에서 수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교통체증, 작업 중 악취 등으로 인해 인근 주민 및 대학생들의 항의에 시달렸다. 강성규기자
“쓰레기 수거, 야간에 하면 예산 부담되고, 주간에 하자니 주민 항의 빗발치고…”

폐기물수거 민간위탁을 시행하는 지자체들이 초과수당지급으로 인한 예산부담을 막기 위해 주간 근무로 전환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불편을 제기하는 민원이 폭증하면서 ‘딜레마’에 처했다.

대구 동구청은 야간 수당 미지급에 반발해 ‘수당 지급’ 또는 ‘주간 근무 시행’을 요구한 청소용역 업체 노조와의 협의 끝에, 7월 1일부터 생활·음식물 쓰레기 수거를 주간(오전 6시 이후)으로 변경키로 했다.

동구에 앞서 북구청도 지난해 10월, 같은 이유로 주간으로 수거 시간을 전환했으며, 그 외 구청들도 야간 근무 시 근무시간 단축을 통한 수당 절감 등 예산 부담을 막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정부의 ‘비정규직 보호 지침’ 공표, 미화원에 대한 인식 개선 등으로 적정 수당 지급 등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예산부족에 시달리는 구청 입장에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북구청에 따르면, 야간 근무 시 초과지출되는 예산은 1일 300만원(1인당 1시간 3만5천원 기준) 정도로 추산된다. 1년으로 환산하면 7천500만~8천 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때문에 수당 지급을 피할 수 있는 주간으로 근무시간을 변경하고 있지만, 이러다 보니 주민들이 겪는 불편들로 민원이 폭증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각 구청에 따르면, 낮 시간 집 앞 또는 길가에 쓰레기가 방치돼 있다는 민원이 가장 많으며, 변경 초기 주민들이 폐기물 배출 및 수거시간이 바뀐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해 혼란을 겪는 경우도 많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아침 출근 길에 집 앞이나 골목에 쓰레기가 치워지지 않은 것을 보고 민원을 제기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활동 인구가 많은 낮 시간대에 차량 등에 가려져 있는 쓰레기를 미처 못 보고 치우지 못해 항의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특히 유동 차량이 많은 낮 시간대 청소 차량 운행 및 정차로 인한 교통 혼잡, 작업 중 악취 등으로 인해 시민들이 겪는 불편도 크다.

북구 용역업체 환경미화원 A씨는 “낮 시간에 작업을 하다보니 악취와 미관 상의 이유로 인상을 찌푸리며 지나가는 학생들과 주민들이 많고, 작업 중 교통혼란으로 짜증을 내거나 항의하는 운전자들도 많다”고 한탄했다.

한 공직자는 “주민들의 항의로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노동자들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구청과 미화원,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동구청 관계자는 “업체와의 계약 잔여기간인 내년 2월까지 주간 수거를 운영해 보고 발생되는 문제들을 검토, 주민들과 협의 후에 주·야간 근무 병행 등 근본적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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