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온도 ‘28도 유지’…이용자 거의 없어
지하철역 쉼터는 충분한 편의시설 갖춰 인기
17일 대구시와 각 구·군, 대구도시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현재 대구지역에는 노인시설과 복지회관, 동 주민센터, 보건소, 금융기관 등 총 911곳의 기관에서 ‘무더위 쉼터’를 운영 중이다.
대구지역 △지자체의 경우 중구 57곳, 동구 77곳, 서구 46곳, 남구 38곳, 북구 97곳, 수성구 42곳, 달서구 98곳, 달성군 217곳 등 672곳 △지하철 1·2호선 전 역사 59곳 △대구은행·농협·새마을금고 등 금융기관 180곳 등 모두 911곳에 이른다.
하지만 각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대다수의 무더위 쉼터의 경우 홍보부족과 함께 관리 소홀, 시설 부족 등으로 찾는 시민들이 거의 없어 대구시의 폭염대책이 ‘공염불’에 불과한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17일 오후 1시께 찾은 대구 북구 대현동주민센터 입구 앞에는 북구청 재난안전과 이름으로 된 ‘무더위쉼터’ 안내판이 부착된 가운데 주민센터 1층으로 들어서자 50대가량의 중년 남성 2명이 민원업무를 보기 위해 센터 내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비교적 시원함이 느껴진 이곳에는 짧고 긴 형태의 의자가 4곳에 위치한 가운데 선풍기 2대가 작동,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주민센터 안에 ‘무더위쉼터’임을 알리는 별도의 안내판과 문구, 홍보물은 전혀 비치돼 있지 않은 것은 물론 독립된 별도의 쉼터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아 쉼터임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이후 이곳에서 25분여를 기다려 지켜본 결과 민원 업무를 제외한 쉼터를 이용하기 위해 찾은 주민들의 모습은 전혀 볼 수 없었다.
이어 하루 최고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대인 오후 3시께 찾은 동구 신천3동주민센터. 이곳 입구에는 ‘무더위쉼터’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으나 작은 글씨체로 쓰여진 프린트물 코팅 형태에다 다른 여러 포스터 등과 함께 붙어 있어 눈에 쉽게 띄지 않았다.
특히 이곳은 무더위와 정부의 에너지절약 시책에 의해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은 채 입구 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민원인을 위한 테이블 1개, 의자 4개, 정수기 1대, TV 1대, 선풍기 1대 등의 편의시설이 전부였다. 아울러 이곳에서 1분여가 흐르자 열기와 함께 콧등에 이내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이 같은 상황 때문인지 이곳에는 민원업무를 보러 온 1명의 주민 이외에는 무더위를 피하러 나온 주민의 모습은 단 한명도 볼 수 없었다.
같은 날 오후 3시 30분께 지하철 1호선 신천역 내 무더위쉼터 공간에는 무더위쉼터임을 알리는 대형 알림판이 비치된 가운데 테이블 2개, 의자 8개, 선풍기 2대 등 충분한 편의시설이 설치, 6명의 60~70대가량 남녀 노인들이 쉬며 이야기를 나누는 등 제대로 된 쉼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안 모(38·북구 대현동)씨는 “동 주민센터가 무더위쉼터로 운영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이왕 운영하는 것이라면 당연히 이를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실질적으로 편히 쉴 수 있도록 제대로 운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상규 대현동장은 “정부의 에너지절약정책에 따라 우리 동 주민센터는 오전과 오후 하루 2회 30분씩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고 이마저도 실내온도 28도를 유지하고 있어 주민들이 쉼터로 이용하기 위해 거의 찾지 않고 있다”며 “무더위쉼터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별도의 관련 예산이 책정돼야 하고, 에너지절약 대책 또한 조금은 더 유연하게 적용해줘야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