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자영업자수는 576만5천명으로 작년 동월에 비해 26만9천명(4.5%)이 줄었다. 자영업자 수는 지난 2006년 5월 이후 35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는 가운데 이번 감소폭이 가장 컸다고 한다.
자영업자도 임시 일용직 못지않게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오늘과 같은 위축된 경제아래선 자영업자 감소는 이미 예상된 일이다. 외환위기 당시 자영업자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도 28만5천명이나 크게 줄어든 것이나 이번에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은 같은 맥락이다.
자영업자를 내수의 거울이라 한다. 자영업자수의 증감은 내수의 수준을 얘기해주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내수가 잘되는지 잘못되고 있는지는 자영업자의 동향을 보면 알 수 있다. 세계적인 경기후퇴로 수출이 줄어들면서 우리경제도 뒷걸음을 하고 있다.
이번 경제위기는 외환위기와 달리 세계 각국이 함께 겪는 일이어서 우리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소 위안은 된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함께 겪는 일이어서 위기탈출은 오히려 환란 당시보다 더 어렵다는 게 문제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세계경기가 회복이 필수조건이지만 내수도 함께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
세계경제가 크게 위축되면서 각국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으로 곤두박질하는 가운데서도 중국경제는 성장률이 낮아지긴 했지만 플러스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경제가 이렇게 플러스성장을 유지하는 것은 소비층 즉 내수시장이 두텁기 때문이다.
자영업자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내수시장을 뒷받침해온 중산층의 붕괴를 의미한다. 국민경제의 허리에 병이 들면 활동이 무뎌질 수밖에 없다. 지금 몇몇 경제관련 지수가 호조를 보인다고 하여 경기회복을 예상하지만 중간계층이 튼튼하지 못하면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
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선 소비·투자 즉 내수가 이뤄져야 한다. 최근 한국은행 자료에 의하면 올 1분기 설비투자 실적이 7년 전으로 후퇴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선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도 자영업자 육성과 관련한 대책이 요구된다. 자영업자들이 필요로 하는 자금조달의 원활을 위해 금융관련 각종 장벽을 완화해 주고 또 각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인프라 구축 등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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