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은어축제를 마치며…
봉화은어축제를 마치며…
  • 승인 2013.08.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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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경해 봉화 부군수
녹색도시 청정 봉화가 날고 있다. 머나먼 여정을 끝내고 돌아온 은어가 은빛모래 내성천을 박차고 힘차게 창공을 날아 오르듯.

8일간의 치열한 향연, 작렬하는 폭염을 피해 전국을 넘어 세계 곳곳에서 삼삼오오 어린아이 손을 잡고 찾아온 어머니 품속같은 내성천. 백두대간 선달산에서 뿜어져 내려 거울같이 맑은 물 수백년 세월 깎고깎은 은모래는 부드러운 속살처럼 감겨오고 정겹게 무리지어 유유히 헤엄치다 쏜살같이 내달리는 은어떼, 반도를 들고 주머니 차고 동심의 세계에 빠져든 인파 인파들….

요란한 징소리에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래밭 박차고 내달리는데 군무를 추던 은어떼 놀라 달리다 하늘로 솟아오르고 쉭쉭 쉑쉑 날고 뛰고 달리고 내성천에 불꽃튀기는 쫒고 쫒기는 싸움. “간다간다” “여기여기” “저기저기” “이쪽이쪽” “뛰어! 달려달려” “혼자안돼 같이!” 반도로 떠올리다가 막대로 내려치고 몸을 날리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아수라장이 따로 없네.

시냇가에서 반도잡이 하고 돌 들추며 맨손잡이 하던 고향의 향수 일깨우며 봉화에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수변공원 아랜 아이들 물놀이장 한켠에는 맨손으로 은어잡이, 어릴적 놀던 고향강변에 온 듯 즐거운 수많은 사람 사람들….

봉화군민 인심과 정성이 다모여 어울어진 한여름 최고 축제. 임금님 진상 은어에 술 한 잔하니 각설이 타령에 어깨춤 절로 나고, 시원한 강바람도 앉은 주무대엔 야리야리 여가수 메들리 흥겹더니 웃음꽃 핀 시골장 수박 옥수수 동이 나고, 감자 고추 한모데기 내놓은 허리접은 난전 할머니 주름살 펴졌네.

행복충만 한참 어울려 즐기다 보니 은어도 함성도 모래속으로 숨어 들 듯, 스트레스도 근심도 다 사라져 버리고 달빛도 그리워서 내려 앉은 고요한 내성천엔 더위 피해 텀벙 뛰어든 가로등 불빛. 개헤엄 한가롭고 수많은 추억들만 은모래알 되어 반짝반짝 속살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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