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을 낳아 봐라 남자 다 아는가
알 둥 말 둥 보일 둥 말 둥
그렇게 한세상 건너가면 되지
인간사 좋을 땐 한겨울도 꽃밭 같고,
뚱하면 등짝이 지옥 같다
우리 다 백 년 새 하늘에 눕는 거 알지,
부모 자식 간도 삐걱거리는 소리 천 번 만 번인데
남은, 말할 게 없다
공연히 헛것에 마음 붕 떠서 떠돌지 마라
알고 보면, 이 힘들고 쓸쓸한 날, 행복의 모든 것이다
▷▶ 김동원 1962년 경북 영덕 출생. 1994 ‘문학세계’등단. 현재 텃밭시인학교 운영. 시집 : 시가 걸리는 저녁 풍경, 구멍, 처녀와 바다. 동시집 : 우리나라 연못 속 친구들, ‘시 에세이집 : 詩, 낭송의 옷을 입다’ 출간.
<해설> 현재의 삶이 행복의 단초다. 실루엣 같은 인생에 단물 다 빼앗길 이유는 없다. 제 아무리 날고 기는 사람도 따지고 보면 거기가 거기일 뿐, 행복은 먼 곳에 있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아주 단순하고 보편적인 것이 행복이다. -제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