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센터에서 목격자가 피살되다니
치안센터에서 목격자가 피살되다니
  • 승인 2009.06.0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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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센터에서 조사를 받던 참고인이 범인에 의해 피살될 정도라면 경찰의 존재이유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구대나 치안센터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져 경찰이 제 몸 간수도 못하는 형편이긴 하지만 참고인의 신변보호도 못하는 경찰이라면 큰일이다. 범인이 참고인을 흉기로 마구 난자해 죽일 만큼 간이 커진 것도 문제지만 현행범관리가 너무 허술한 것은 더 큰 문제다.

사건은 경산시 압량면의 한 주점 앞에서 주점 주인 A(여.52)씨와 말다툼을 하다 이를 말리는 직장동료 B(38)씨 등에게 흉기를 휘두른 K(48)씨가 경산경찰서 진량지구대 압량치안센터로 연행한 경찰이 범인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한데서 비롯됐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범인이 치안센터 출입구 쪽 의자에 앉아 대기 중이었다는 점이다. 여차하면 도주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에 있었던 것이다. 범인은 이미 주점 앞에서 시비를 말리는 동료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처를 입힌 현행범이었다. 더구나 수갑조차 채우지 않은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걸핏하면 인권유린 운운하기 때문에 애로가 많기 때문이라는 경찰의 변명은 설득력이 없다. 선진국의 경우, 법을 어긴 뒤에는 가혹한 방법으로 제압하는 것을 뉴스를 통해 수없이 목격했는데 한국은 국민들의 생명보호는 뒷전인 채 범인의 인권타령만 할 것인가. 경찰이 범인관리를 소홀히 한 결과 애꿎은 사람이 죽은 것은 어떻게 할 참인가.

더구나 조사를 받기 위해 치안센터를 방문한 50대 여인이 범인과 지척지간의 거리에 서서 진술을 받은 것도 정신이 나간 짓이다. 범인을 격리할 필요가 있는데도 지근거리에 방치함으로써 순식간에 범행을 저지를 수 있게 한 것이다. 결국 경찰이 목격자의 피살을 도운 셈이 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범인이 소지하고 있던 등산가방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것도 해괴한 일이다. 가방을 열어 보기만 했어도 흉기를 발견했을 것이고 범행은커녕 수갑을 채울 생각을 했을 것이 아닌가. 하는 일마다 경찰관이 맞는지 의심스러워질 따름이다. 공권력을 우습게 보는 풍조만 문제가 아니라 경찰답지 않은 한심한 경찰 쪽에 더 많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흉기를 휘두른 현행범에게 수갑을 채우는 것이 문제될 정도인데도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경찰당국의 책임도 무겁다. 강희락 경찰청장이 “바로 선 법질서와 안전한 사회를 위해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을 다짐했지만 민생치안은 경찰청장의 선언만으로 되지 않는다.

일선경찰이 직무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한편 기강확립에 추호도 빈틈이 없도록 다잡아야 가능한 일이다. 경찰전반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시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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