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범 검거의 달인…표정만 봐도 진위 읽어낸다
뺑소니범 검거의 달인…표정만 봐도 진위 읽어낸다
  • 김주오
  • 승인 2013.10.2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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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찰청 교통조사계 이용재 경감

올 뺑소니 사고 515건 중 512건 해결…검거율 전국 1위

도주한 범인은 반드시 잡혀…피해자 구호 등 노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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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재 경감은 “운전자는 누구든 사고에 노출될 수 있지만 도주한 범인은 꼭 검거된다는 것을 명심해 사고 발생 시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사건처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1. 30대 중반의 가정주부 L씨, 면허증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실제 운전 경력은 1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 운전을 시작한지 며칠 되지 않아 운전미숙으로 한번 사고를 냈는데 신호등이 설치된 교차로에서 또 사고가 났다. 상대는 40대 후반의 남자가 운전하던 외제 차였고 그 사람의 직업은 의사였다. 서로 자신이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주변에 설치된 CCTV와 목격자도 없어 결국은 거짓말탐지검사를 하게 됐다. 당시 L씨 남편은 “여보! 내가 보니까 상대방은 점잖은 의사이고 거짓말할 사람 같지 않던데…혹시 당신이 신호위반 한 것 아니야? 내게만 솔직히 말해봐….” 이 소리를 듣고 남편마저 자신을 믿지 않아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더란다. 하지만 검사를 통해 자신이 신호위반 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힐 수 있었고 결국 상대방이 신호위반한 것을 인정했다.

#2. ‘택시와 화물차’의 사고가 있었다. 대학생인 택시 승객 4명 모두 “자신이 탄 택시가 신호위반 하지 않았고 화물차가 신호를 위반했다”고 말했는데 거짓말탐지기 검사결과는 화물차 운전자가 진실이었고 택시 운전자는 거짓이었다. 이어진 면담에서 택시 운전자는 자신이 신호위반한 사실을 인정, “사고당시 승객들은 차안에서 모두 잠을 자고 있었다”라는 진실을 말했다. 자신이 타고 있던 차량이라는 이유로 무작정 택시기사를 편들던 대학생들에 의해 어쩌면 부당하게 처벌 받을 뻔 했던 화물차 기사의 억울함을 풀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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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경찰청 교통조사계 팀원들이 사고 현장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 교통조사계는 이같이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교통사고 이의신청에 따른 재조사와 거짓말탐지기 검사, 뺑소니사건에 대한 현장지원 및 각 경찰서의 교통사고처리 업무 조정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통사고분석협의회’를 통해 복잡하고 애매한 비정형 교통사고와 뺑소니 사고에 대한 수사방향 설정 및 결과를 도출함으로써 신속하고 공정하게 교통사고를 처리하고 있다. 또 ‘교통사고 현장출동팀’을 운영해 주요 교통사고 발생시 신속히 현장출동, 증거수집 및 조사에 착수하고 공소권 없거나 비교적 경미한 사고는 당사자가 경찰관서에 재출석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민원인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9월 말까지 대구경찰청 뺑소니 교통사고 515건 중 512건을 해결해 검거율이 99%(전국1위)에 올랐고 특히 사망사고 뺑소니는 100% 검거·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교통경찰의 부단한 노력과 시민의 협조로 올해 교통사고 사망자도 올해 9월 말까지 100명으로서 전년 동기 대비 45명 감소했다.



◇베테랑의 포진, 교통조사계

이러한 성과의 중심에는 대구경찰청 교통조사계 이용재(경감)계장이 있다. 이 계장은 비정형 교통사고 뿐 만 아니라 뺑소니범 검거의 달인으로도 통한다. 이 계장을 포함해 교통사고 조사계에는 2명의 이의조사관과 2명의 거짓말탐지검사관, 1명의 사고분석요원과 교통사고 처리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교통지도관 1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계장은 “이의조사관들이 교통조사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들로서 민원인의 이의 신청이 있을 경우 신청인 입장에서 사건을 세밀히 조사해 공정하게 판단함으로서 조그마한 억울함도 없도록 하고 있다”며 “거짓말탐지검사관은 관련분야 전문교육을 받아 해당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로 2명 모두 거짓말탐지 외에 최면수사와 신문기법의 전문수사관 자격(일반인들의 장인에 해당하는 경찰내 자격증)을 취득해 완벽한 심리수사의 업무를 맡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계장은 “사고분석요원은 매 사망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그 원인을 세밀히 분석해 밝혀내고 향후 예방대책을 마련함으로써 사망사고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고 교통지도관은 교통조사 경력 20년의 전직 경찰로서 교통사고 처리에 관한 전문적인 내용을 상담하면서 민원접수를 담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경찰청 교통조사계에서 담당하는 업무 중 하나인 거짓말탐지기 검사는 어떻게 거짓말을 밝혀내는 것일까?

◇유함이 강함을 이긴다

이 계장은 거짓말탐지검사 원리에 대해 “그 원리는 ‘진실한 사람과 거짓인 사람의 마음(심리)은 다르며 그에 따라 그 사람의 몸의 변화(반응)도 다르다.’라고 하는데서 출발한다”며 “어릴 때 누구나 한번쯤은 선생님이나 부모님 앞에서 거짓말을 해 보았을 것이다. 그럴 때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심하게 콩닥콩닥 뛰는 것을 느껴 봤을 것이다. 또 자신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오해를 받았을 때는 답답함과 억울한 심정을 느낀다. 이처럼 거짓말을 할 때와 진실할 때는 분명히 다르고 이러한 심리에 따른 몸의 변화를 기록해 분석함으로써 그 사람의 마음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검사에 있어 진실자와 거짓자는 검사과정에도 사소한 답변이나 순간순간 나타나는 행동징후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며 “진실자는 은연중에 ‘검사관이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줄 유일한 사람’으로서 같은 편이라는 심리가 형성되고 거짓자는 겉으로는 검사에 잘 협조 하는듯하지만 속으로는 검사관에 대해 자신이 싸워 이겨 나가야 할 상대편이라는 심리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절차에 있어서도 진실과 거짓을 정확하게 찾기 위해서는 검사관이 거짓말탐지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에게 먼저 커피부터 권하면서 온화한 얼굴로 날씨 등 간단한 신상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아주 부드럽게 분위기를 이끈다. 하지만 이는 ‘유함이 강함을 이긴다’는 원리에 의해 검사관의 의도된 분위기이며 이를 통해 피검사자를 편안한 가운데 심리적 무장해제를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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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경찰청 교통조사계 이용재 계장이 팀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도주한 범인, 꼭 검거돼

“이렇게 함으로써 그 사람의 평상시 모습(기본패턴)을 확인하게 되고 이어지는 면담에서 스스로 ‘그 당시 있었던 일’에 대해 자세히 말하도록 하는 개방적인 질문을 한다. 진술내용에서 숨기는 부분은 있는지, 어느 부분에 그 사람이 긴장을 많이 하는지, 말해야 할 부분에 있어 말하지 않는 부분은 어떤 것인지 등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면 ‘과연 거짓말탐지기가 있어야만 거짓과 진실을 제대로 밝혀 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생긴다.

그는 “검사관이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거치지 않더라도 면담과정에서 피검사자의 감정에 따른 얼굴의 변화와 행동의 변화, 질문에 따른 답변의 패턴 등으로 거짓말 유무를 강하게 추정할 수 있다”며 “거짓말탐지 검사가 필요없는 안전한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이 계장은 “매년 지역 내 500여 건에 가까운 뺑소니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나 전담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운전자는 누구든 불의의 사고에 노출될 수 있지만 도주한 범인은 꼭 검거된다는 것을 명심해 사고 발생 시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사건처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또 “교통사고 조사 분야에도 경륜이 필요하다”면서 “사고현장만 보고도 사건윤곽을 그릴 만큼 교통사고 베테랑이 되기 위해서는 현장에 자주 나가 꼼꼼하게 살피고 또 살펴야 한다”며 발로 뛰는 현장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주오기자 kim-yn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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