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내당동의 큰장네거리에 보행자들이 ‘손수레·자전거 전용도로’을 이용, 길을 건너고 있어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서문시장 입구의 큰장네거리는 평소 시장을 찾는 시민들로 유동인구가 많고 짐을 싣고내리는 차량 등으로 인한 상습 정체지역이다.
이 곳에서 길을 건너기 위해서는 지난 1985년 만들어진 지하상가 출입구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지하상가를 내려가기 힘든 손수레와 자전거 이용자들의 민원이 발생, 몇 년 전 네거리에 ‘손수레·자전거 전용 도로’를 만들었다. 이 도로는 ‘손수레·자전거를 제외한 횡단은 금지하고 있다’고 표시돼 있지만 보행자들은 차량신호에 맞춰 자연스럽게 길을 건너고 있었다.
27일 이 도로로 길을 건넌 한 시민은 “화살표 표시가 있고 다들 건너고 있어 아무 생각없이 따라 건넜다”고 말했다. 자칫 위험할 수 있지만 수십년간 이용된 방법이기 때문에 보행자들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대구지방경찰청 교통계에 따르면 이 곳에서 횡단한 보행자가 사고가 날 경우 무단횡단으로 처리된다. 많은 사람들이 당연스레 건너고 있고 네거리 신호에 맞춰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방법을 고려해볼만 하지만 주변 상권 등으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설치 공간도 충분하고 신호체계도 맞아 횡단보도 설치가 고려됐지만 지역 상인들과 의견이 맞지 않아 무산된 것이다.
교통계 관계자는 “대구시가 지하상가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등 타협점을 찾아야 횡단보도 설치심의를 시작할 수 있다”며 “쉽지 않겠지만 이제라도 교통마인드를 보행자우선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슷한 상황에서 대구시와 지하상가가 어렵게 합의점을 찾아 최근 한일극장 앞에 횡단보도가 설치된 사례가 있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