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 아니다” 체납액 분담징수 실적 저조
“내 일 아니다” 체납액 분담징수 실적 저조
  • 정민지
  • 승인 2013.11.27 16:5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 서구청 6급 이상 간부공무원들 소극적 태도

‘독촉’ 심리적 부담도 작용…목표액 크게 못미쳐
대구 서구청이 지난 10월부터 간부공무원을 대상으로 체납된 주·정차과태료 책임분담징수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내 업무’가 아니면 나서지 않는 공무원의 소극적 태도 탓에 실적이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방자치단체가 거둬들일 수 있는 조세이외의 수입인 세외수입의 체납액이 수백억에 이르는 가운데 자동차관련 과태료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서구청은 명단과 연락처만 있으면 납세독려를 할 수 있는 주·정차 과태료 체납액을 6급 이상 간부공무원에게 배정해 징수실적을 부구청장에게 보고하는 ‘간부공무원 책임분담징수제’를 200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현저히 낮은 기초자치단체로서는(2013년 서구청 재정자립도 19.93%) 한푼이라도 체납액을 더 거둬들여 구 재정에 도움을 받아야 할 입장이다.

올해 서구청이 징수할 전체 세외수입체납액 173억(2013년 2월 말 기준) 중 자동차관련 과태료는 148억이다.

이 중 약 20%에 해당하는 25억 8천만원을 130여명의 간부공무원에게 1인당 평균 2천~2천500만원을 배정했다. 지난 10월부터 내년 2월말까지 이들은 거주지를 중심으로 배정된 체납자들에게 전화 등으로 납부를 독려해야 한다.

하지만 본인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와 남에게 ‘싫은소리’를 하고 싶지 않는 등 공무원들의 징수의지가 희박해 징수목표금액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제도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자기일이 아니면 나서지 않는 공무원들의 습성부터 바꿔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징수분담에 대해 ‘복불복’에 가깝다는 한 직원은 “현재 45만원 정도를 징수해 평균 이상은 하고 있지만 전화번호가 바뀐 경우도 많고 업무가 몰리면 솔직히 신경쓰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서구문화회관의 한 담당자는 ‘돈 들어오는 재미’와 비교적 강도가 약한 업무의 특성상 두 달만에 200만원 가까운 체납액을 징수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간부공무원은 현재 평균 3~40만원 정도를 징수했다.

서구청 교통과에 따르면 책임분담징수제로 두 달동안 4천200만원정도를 거둬들였다. 이 제도로 2011년에는 37억 목표에 1억5천만원, 2012년은 38억6천만원 목표에 2억원 가량이 징수됐다.

교통과 관계자는 “체납액을 독촉하는 일은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이라며 “징수기간이 끝나면 실적에 따라 포상금이 있지만 징수의지를 불어넣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