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공직생활 노하우, 고향 영천 위해 쏟아낼 터”
“30년간 공직생활 노하우, 고향 영천 위해 쏟아낼 터”
  • 승인 2013.12.0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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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수 前 농림수산식품부 차관보

영천 와인클러스터 ‘6차 산업화’로 희망 열자

지역 브랜드 홍보·전자상거래 등 활성화 필요

고등·전문교육기관 설립 문제 모두 힘 모아야

후대가 자긍심 갖고 보람 느끼며 살도록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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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수 전 차관보는 “노령화·노동력 부족·농산물 가격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천과 대구·경북지역 농업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찾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농축수산물 가격 폭락, 일본 원전 사고로 인한 해양 방사능 유출에 따라 소비자들의 수산물 소비 기피 등으로 전국 최대 산지인 대구·경북지역 농축수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다 한·미, 한·EU에 이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지역 농어민들의 걱정과 우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처럼 위기감이 커지면서 대구·경북을 포함해 국내 농축수산업의 생존과 발전방향에 대한 조속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시급함을 넘어 절실한 상황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농림수산식품부를 중심으로 지난 30여년간 중앙부처의 다양한 공직 경험을 토대로 국내 농축수산 정책의 실무 최고위직을 지낸 박철수(53) 전 차관보를 만나 우리 농축수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특히 박 전 차관은 지난 4월 농수산부 수산정책실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지역의 대표적 중소 도농복합도시로 고향인 영천에서 지역 농축수산업은 물론 경제발전을 위해 실천가능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며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6차 산업화’에서 새로운 희망 찾아야

-대구·경북을 비롯 국내 농축수산업은 많은 발전을 해왔지만, 선진국과의 경쟁력에선 여전히 취약한 수준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정부당국에서도 농축수산업의 6차 산업화를 위해 종합대책을 마련, 추진하고 있다. 박 전 차관보가 생각하는 향후 발전 방향은 무엇인가

△농어촌은 농축수산물이 생산되는 현장이자 농축수산인들의 삶의 터전인 동시에 전 국민들의 관광 및 휴양공간이다. 농축수산물을 그대로 판매하는 것(1차산업)에서 상품으로 판매하는(2차산업) 과정을 넘어 최근에는 농어촌의 아름다움을 관광 및 체험 수요와 연계하는 방향(3차산업) 등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것이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농어업 6차산업화의 큰 틀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고령화된 농어촌에 젊은 인구를 유입하고, 수입 농축수산물에 맞서기 위해선 안정적 소득을 보장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추가로 모색돼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선 지역 농축수산업을 이끌고 나가는 주체 또는 리더들의 주도적 노력과 함께 농어업인들의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문경의 오미자 마을 등을 들 수 있다. 문경의 오미자는 생산량이 5∼6배나 늘어나도 다양한 가공제품을 개발해 지속적으로 매출을 확대하며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이라는 고질적 문제가 줄었다. 뿐만 아니라 직접 마을을 방문해 체험함으로써 농업인은 물론 지역민 전체 소득이 크게 향상됐다.

영천도 포도를 가공해 포도주로 판매하면서 와이너리를 중심으로 시음과 관광을 겸하는 와인클러스터가 있다. 다만 아직까지 와인클러스터가 소규모로 분산돼 있어 성과가 크진 않지만 좀 더 나은 대책을 찾아 보완하면 6차 산업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농축수산업의 6차 산업화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국회에서도 예산 및 법적 지원 강화를 위해 관련법 제·개정을 추진중인 것으로 안다.

-영천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영천은 농축산업 비중이 큰 지역의 대표적 도농복합도시다. 향후 발전을 위해 필요한 대책 방안을 어디서 찾아야 있는가

△영천은 전통적으로 농축산업과 농촌에 바탕을 둔 도농복합도시다. 쌀·사과·포도·복숭아 재배 및 양돈·한우 사육 등의 다양한 형태의 농축산업이 있다. 영천지역 농업인들이 열악한 여건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품질좋은 농축산물을 생산하고 있어 남다른 감회를 가졌다.

하지만 노력에 비해 제대로 된 가격으로 보상받지 못해 유통에 대한 불만이 지배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농민 입장에서 땀흘려 생산한 농축산물을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받느냐의 문제가, 소비자 입장에선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얼마나 싸게 살 수 있느냐의 문제가 가장 큰 현안이다.

양쪽 모두를 충족시킬 방법이 필요하다. 그래서 영천의 브랜드 홍보를 강화하고, 지역 브랜드의 통합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유통비용 절감을 위해 전자상거래를 확대하고 직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 영천은 물론 대구·경북과 국내 농축수산업의 장기 발전을 위해선 농가는 고부가가치 상품 생산에 전념하고, 유통은 지자체와 지역농협에서 책임지고 좋은 가격을 받아주는 역할 분담이 분명해져야 한다.

전남 나주나 경북 산청과 같이 규모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농협의 규모화가 가장 좋은 방법일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는 지역농협간의 연합사업을 넘어 지자체 단위를 하나로 묶어 공동 마케팅조직을 육성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지자체 상호간의 적극적 협력과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특히 영천은 지리적특성을 전제로 여러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1시간내에 대구·포항·구미·울산 등지의 특화산업과 연계가 용이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한 실질적 대안을 집중 발굴해 나간다면 훌륭한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생산은 영천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일하는 인력은 대구 등 인근 도시에서 출퇴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마도 자녀 교육문제 등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고등 및 전문교육기관 설립 등에서 지역민들이 힘을 모아 빠른 시간내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먹거리 안전, 결론은 ‘신토불이’

-최근 일본 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능 해양 누출로 수입 수산물을 비롯 국내 농수산물에 대한 먹거리 안전 문제가 이슈로 부각되면서 지역은 물론 국내 농업인들의 타격이 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은 없을까

△국내산 농축수산물은 생산부터 유통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안전성 관리정책을 펼치고 잇기 때문에 믿을 만하다. 생산단계에서 비료나 농약 등 건강에 해로운 농자재 사용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농법으로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고, 농산물의 유통과정을 보여주는 ‘생산이력제’ 등이 정착되고 있어서다. 또 정부가 직접 안전성을 조사해 건강에 도움이 되는 농수산물만 유통되도록 적극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의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안정성 우려 여파가 국내산 수산물의 소비부진으로 이어져 안타깝다. 국내산 수산물은 생산현장에서부터 소비자가 구매하는 순간까지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 우리 어민들을 믿고 수산물을 안전하게 여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본산 수산물도 수입 과정에서 방사능 오염 여부를 검사해 안전기준에 만족하는 물량만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발표대로 일본산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정도가 심한 것도 있고 바닷물의 오염도 심한 것이 사실이다. 정부에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를 확대한 것도 이런 사실을 토대로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농수산물 안전성과 관련해 우리 농수산물이 우리 국민 건강에 제일 좋다는 ‘신토불이’라는 말이 더욱 실감난다. 정부는 국내산 농축수산물과 수입산 농축수산물에 대한 차별적 선택을 감안해 원산지표시 제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농축수산물이 원산지를 정확하게 표시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에 공무원 뿐만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를 대표하는 분들도 직접 참여한다. 농축수산물은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소비해야만 생산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농어민들도 이해하고 품질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 등을 강조하고 싶다.

◇힘닿는 데까지 봉사하고 싶어

- 농림수산식품부 수산정책실장을 끝으로 30여녀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며 고향인 영천에서 ‘제2의 인생’을 찾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공직생활 30여년간 주로 농수산부에서 일하면서 지역 발전을 위해 정책적 측면에서 나름대로 많은 지원을 해왔다. 하지만 영천은 산업화 과정에서 과거 한때 20만명에 육박하던 인구가 지금은 겨우 10만명이 넘을 정도로 유출이 심해지는 등 전반적 성장 활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공직생활 경험을 토대로 노령화와 노동력 부족, 농산물 가격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천과 대구·경북지역 농업 발전을 위해 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려고 한다. 크게 보면 지역 농축수산업과 기업 및 지역 자원을 활용한 관광산업 육성 등 영천의 산업구조 재편, 인구 목표 및 교육, 균형발전을 기본으로 하는 산업기반 인프라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선·후배 등 다양한 계층의 지역민들과 만남을 통해 이들이 주도적으로 주인정신을 갖도록 하고, 농어업인들과 함께 상생발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려고 한다. 실제 지난 6∼7개월간 지역 여러곳을 다녀보면서 느낀 점은 농업을 비롯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공공시설 건립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런 공공시설물은 예산만 확보되면 쉽게 건립할 수 있지만, 앞으로의 운영측면에선 수입과 지출 등에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이 가능할지를 좀 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우리 세대 뿐만 아니라 후대들이 자긍심을 갖고 영천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을 보람으로 느끼도록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 중앙부처에서 갈고 닦은 경험과 지식, 다양한 인맥이 고향발전의 밑거름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힘 닿는데까지 봉사하고 싶은 것이 꿈이다.

영천출신인 박철수 전 농림수산식품부 차관보는 영남대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1982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이듬해 농수산부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사회에 몸을 담은 후 농수산부 농촌정책과장·유통정책과장·소비안전정책관·수산정책실장 등을 역임한 농수산통이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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