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반 우려 반의 신라왕궁 복원 여론
기대 반 우려 반의 신라왕궁 복원 여론
  • 승인 2014.02.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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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발표된 신라왕궁 복원사업에 대한 국민 반응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신라 고도의 옛 모습을 되찾는 것이 일단은 민족의 문화유산을 되찾는 일로써 시대적 소명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약 2000년 전의 왕궁에 대한 역사적 고증과 막대한 복원경비의 조달방안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숭례문처럼 부실공사도 국민이 우려하는 점이다. 이 복원사업에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주 출범한 ‘신라왕궁 복원정비 추진위원회’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국비 6천615억 원과 지방비 2천835억 원 등 모두 모두 9천450억 원을 들여 신라왕궁을 복원 정비할 계획이다. 옛 신라왕궁인 월성을 비롯해 황룡사, 동궁 월지, 월정교, 쪽셈지구, 신라방 등을 복원한다는 것이다. 고고학자와 대학교수 등 전문가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는 앞으로 철저한 고증과 발굴을 통해 문화재 훼손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복원사업의 추진 방향을 설정할 것이라 한다.

파사왕 때인 서기 101년에 축조돼 800년간 존속했던 신라왕궁을 오늘에 복원한다는 것은 말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신라왕궁을 재현한다면 그야말로 우리 문화재의 핵심이 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적으로도 자랑할 만한 문화재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신라왕궁에 대한 역사적 자료가 불충분해 고증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고증을 통해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실제의 신라의 왕궁을 복원해야 한다.

약 1조 원이 소요될 복원 사업비를 조달하는 방안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사업에 지속적으로 예산이 지원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할 필요도 있다. 역사와 문화재 복원이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공약처럼 비쳐져서도 안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복원공사 기간이다. 유럽에서는 기독교 사원 하나 짓는데도 수백 년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완벽한 공사를 한다. 신라왕궁 복원이라는 민족적 대역사를 20여년 만에 끝내겠다니 졸속에 흐르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신라왕궁 복원사업은 경주에서 이루어지지만 경주나 경북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과제이다. 경주 시민의 희생도 크겠지만 엄청난 복원사업비는 국민의 혈세로 지원된다. 따라서 추진위원회는 공사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 먼저 고고학계의 다양한 연구결과를 수렴하고 경주 시민을 포함한 전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이 복원사업은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우리 세대가 후손에게 물려줄 제2의 문화를 창조하는 일이다. 섣부른 복원으로 오히려 문화재를 훼손하는 어리석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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