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서
<대구논단>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서
  • 승인 2009.06.1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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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열 (객원 大記者)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력은 도처에서 날뛴다. 국가와 국가 간의 폭력은 전쟁이다. 이로 인하여 인류는 멸망과 흥성을 거듭해 왔다. 나라 안에서의 폭력은 독재 권력의 남용이다. 정적을 억누르고 때려잡는 고문이 대표적이다. 사회에서의 폭력은 조직 폭력배의 날뜀이다. 학교폭력도 이 범주에 속한다.

이외에도 개인 간의 폭력 또는 가정폭력을 들 수 있다. 개인끼리의 폭력은 단순하게 끝날 수 있지만 가정폭력은 심각한 후유증을 나타낸다. 자칫하면 가정해체로 달음박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폭력으로 인한 국가와 사회의 문제점은 한 마디로 암 덩어리다. 사회적 비용도 엄청나다. 이를 배제하고 밝은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정부는 정부대로, 사회는 사회대로, 학교는 학교대로 모두 머리를 짜냈다. 정부는 강력한 공권력을 동원하여 법질서를 유지하는데 힘썼고 사회는 도덕과 윤리 등 인간의 내면에 파고들어 폭력의 위험성과 부당성을 알렸다. 그러나 어느 구석에서도 폭력이 줄어들었다거나 없어졌다는 희망찬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특히 학교폭력은 나날이 심해지는 추세다. 이미 학교를 졸업한 선배 중에서 조직폭력에 가담하고 있는 사람들은 후배학생들을 `조직’에 끌어넣는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든 조폭의 세계는 백상어처럼 커다란 입을 벌리고 나이 어린 학생들을 집어삼킨다. 그들의 입속에 한번만 들어가면 아무리 빠져나오려 해도 빠져나올 수 없는 함정이다.

협박과 공갈은 기초상식도 되지 않는다. 조직에서 탈퇴하면 배신자로 낙인찍는다. 납치와 린치가 가해진다. 심하면 목숨을 잃는 수도 있다. 졸업자가 신입생을 강제로 끌어들이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학교폭력은 그 도를 넘어선지 오래다. 과거에는 남학생들만이 이러한 대상이 되었지만 언제부턴지 여학생들도 가담하고 있다. 여학생들의 경우에는 더 영악스러울 때가 많다.

폭력의 내용도 잔인하다. 한번 그들의 대상으로 떠오르면 도저히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된다. 단순한 폭행은 약과다. 신체부위의 손상으로 장애를 유도하는 수도 있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성폭행이 자행되기도 한다. 끔찍하기 짝이 없는 학교폭력은 인내와 선도만이 예방책이다. 스쿨 폴리스의 활용도 적극적으로만 나서면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

여기서 말하는 인내와 선도는 어떤 방법일까. 첫째는 사랑으로 감싸 안아야 한다. 때리고 처벌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더 큰 반발을 불러온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참으며 달래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술과 직업훈련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 학부모와 학교 그리고 교육청 등은 그들을 버리지 않고 선도하겠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임해야 한다.

학생들이 비록 일시적인 유혹을 이기지 못하여 나쁜 길로 들어섰다가도 진심으로 사랑이 전해지면 돌아선다. 악의 뒤안길에서 일생을 망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한 때 악의 소굴에 빠졌다가도 희망의 샛길이 보이면 언제라도 돌아설 수 있는 인성을 태어났기 때문이다. 이 길을 열기 위해서 사회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

며칠 전 신문에는 어떤 중학교 교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폭력행위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고소를 했다는 기사가 났다. 눈을 부비고 다시 읽어봐도 틀림없다. 수업시간 중에 학생들이 선생님을 향하여 연필과 공책 등을 던지며 난동을 부렸다는 내용이다. 며칠 전에도 한번 그런 일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에서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아 재발했다는 문제점도 지적되었다.

일반적으로 교사의 감정적인 폭행 때문에 학부모가 교사를 고발하는 일은 있어도 교사를 향하여 집단적으로 물건을 던지는 등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생긴 것이다. 오죽하면 병가를 내고 고소까지 했을까. 더구나 동영상으로 증거까지 확실하다니 기가 막힌다. 학생들끼리의 폭력이 아니라 선생님에게도 폭력이 자행된 사례다.

학교폭력은 위험수위에 올랐다. 이를 풀기 위해서 교육자, 심리학자, 사회학자, 의사, 법조인 등이 하나로 나서야만 한다. 교육의 현장에서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육자들과 함께 뛰어야 한다. 학교폭력은 어느 누구의 책임도 아니고 어느 특정 인사나 학교 당국만의 책임도 아니다. 우리 사회가 모두 한 마음으로 나서서 이를 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만 한다.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서 실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폭력행위를 쉬쉬하는 풍조는 당장 없어져야 한다. 교육청의 책임추궁이 두려워 폭력이 발생했을 때 일체의 보고를 하지 않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교 간에 묵계로 전학이라는 편법을 사용하는 것은 사회에서도, 교육적인 면에서도, 학생의 장래를 위해서도 전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엄중하게 책임을 가리되 사랑과 관용의 정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 학생들은 언제라도 본연의 길로 되돌아올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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