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기대半' '우려半'
5만원권 '기대半' '우려半'
  • 최재용
  • 승인 2009.06.1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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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제조.관리비용 감소" vs "범죄악용.물가상승"
오는 23일부터 5만원권 지폐가 유통되면 경제생활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5만원권이 사용되면10만원권 수표 발행이 줄어들고 1만원권 여러 장을 갖고 다녀야 하는 불편이 사라지는 등 경제생활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그러나 뇌물 수수가 보다 쉬워지고 물가가 상승하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10만원권 수표 수요 줄어들 듯

한국은행은 5만원권 발행으로 불필요한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은은 시중에 풀려 있는 26조원 이상의 1만원권 중 40%가 5만원권으로 대체되고 10만원권 수표도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10만원권 자기앞수표의 제조 및 취급 비용 2천800억원, 1만원권 수요 감소로 인한 화폐 제조 및 관리 비용 400억원 등 연간 약 3천200억원의 비용이 줄 것으로 한은은 추산했다. 이 때문에 은행들도 5만원권 유통을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5만원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화기기(ATM)를 바꾸는 데 대당 500만~600만원의 비용이 들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들은 5만원권 유통이후 사용 추이를 지켜보면서 ATM 교체에 나설 계획이다. 은행권 전체적으로는 ATM 교체 작업에 3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소비자들이 휴대해야 할 지폐 장수가 크게 줄고 현금 입출 및 계산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되는 점도 큰 장점 중 하나다.

◆“앗! 5천원이 아니고 5만원이네”

새 고액권 유통에 따라 우려되는 부작용도 많다. 5만원권(가로 154㎜×세로 68㎜)이 5천원권(142㎜×68㎜)보다 약간 크지만 색깔이 비슷해 헷갈릴 가능성이 높다.

실제 붉은 색 계통에서 푸른 색으로 바뀐 1천원권 신권이 본격 유통된 2007년 당시 녹색인 1만원권과 혼동하는 사례가 많았다.

1만원짜리 지폐를 1천원으로 착각하고 지불하면 9천원이 손해지만 5만원권을 5천원권으로 착각하면 4만5천원의 손해를 본다.

거스름돈도 부담스런 문제다. 슈퍼 등에서 5만원권으로 500원짜리 껌 한 통을 살 경우 4만9천500원을 거스름돈으로 내줘야 해 현금보유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뇌물 액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사용된 사과상자에는 현금 5억원, 007가방에는 1억원이 들어갔다.

그런데 5만원권을 사용하면 사과상자에는 무려 25억원, 007가방에도 5억원이나 들어간다. 무게와 부피가 크게 줄어든 만큼 뇌물 전달이 보다 은밀해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고액권 발행이 뇌물수수나 비자금조성, 범죄수단 등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권익위는 고액권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뇌물 및 불법정치자금 수수에 대한 처벌강화 등을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가가 오를 가능성도 있다. 제품의 경우, 용량이나 새 기능 등을 추가하면서 거래하기 쉽게 가격대를 5만원선으로 맞출 수 있다.

그러나 한은 측은 “유럽에서도 유로화 고액권이 나왔으나 물가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5만원권 발행이 물가를 자극한다는 주장은 논리적 근거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유통되나

신사임당 초상이 들어간 5만원짜리 신권이 다음달 23일부터 시중에 풀린다. 시중은행 창구 등에서 공급되는 5만원권은 발행번호 AA0020001A부터 무작위로 공급된다.

또 신권 1번~100번은 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에 전시하고, 101번~2만번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인터넷 경매에 부쳐진다. 인터넷 경매수익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으로 기탁된다.

아울러 한은 발권국과 각 지역본부에서는 5만원권 발행 초기에는 한시적으로 1인당 20장(100만원) 한도내에서 신권을 교환해 줄 예정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5만원권의 내용을 안내하기 위해 한은 홈페이지(www.bok.or.kr)에 자료방을 개설했다.

자료방에는 5만원권의 디자인과 주요 위조 방지 장치, 영상 자료, 질의 응답 등의 코너가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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